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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5.2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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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엄청났던 마지막 50m, 그래서 더욱 성공적인 복귀

박태환(27)이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1년 6개월의 넘는 공백에도 트레이드 마크인 '막판 스퍼트'는 여전했다.

박태환은 25일 오후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 겸 제88회 동아수영대회 남자 일반부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15분10초95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성적과 무관하게 올림픽은 나설 수 없는 입장이지만 박태환은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FINA)이 정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자유형 1500m A기준기록인 15분14초77을 무난히 충족시켰다. 2년 전 인천아시안게임에서의 15분12초15보다도 2초 가까이 빨랐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레이스 마지막에 보여준 무시무시한 페이스였다.

박태환은 500m 지점까지 무리하지 않고 서서히 물살을 갈랐다. 물감 익히기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그가 선두로 나선 것은 550m 지점부터다. 이후에는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서서히 벌리며 레이스를 주도했다.

문제는 올림픽 기준기록. 한때 세계 1위를 경험했던 박태환에 대한 평가는 더욱 냉혹할 수밖에 없다. 박태환이 1위를 차지하더라도 기준기록을 내지 못하면 실패로 보는 분위기였다.

이를 의식한 듯 박태환은 1200m 이후 속도를 올렸다. 그 결과 마지막 100m 구간 기록은 57초대까지 내려갔다.

최종 50m에서는 26초93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주 종목이 아닌 선수가 힘이 모두 소진된 1450m 이후 이 정도의 페이스를 낸다는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맥 호튼(20·호주)의 올 시즌 자유형 1500m 1위 기록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호튼은 지난 4월 남호주 아들레이드에서 열린 대회에서 14분38초54로 터치 패드를 찍었다. 당시 호튼의 마지막 50m 기록은 28초37이었다.

중장거리인 자유형 400m 시즌 1위 기록과 비교하면 박태환의 마지막 50m가 얼마나 훌륭한 기록인지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유형 400m 기록 보유자 역시 호튼이다. 같은 대회에서 3분41초65를 기록했다. 당시 초반 50m를 제외한 호튼의 구간 기록은 모두 27초~28초 사이다. 마지막 50m는 27초36.

노민상(60) 감독은 "태환의 마지막 50m 기록이 26초대라는 점을 주목해야한다. 호튼은 400m 기록을 세울 당시 최종 50m에서 27초대를 찍었다. 마지막 스퍼트는 태환이가 세계 최고"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 감독은 "태환이는 굉장히 영리한 선수다. 레이스 중 스트로크 수까지 계산하고 있다. 반면 호튼은 (50m) 28초대 기록이 약점"이라면서 싸울 기회가 주어진다면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국나이로 28살인 박태환은 수영선수로서 전성기가 지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기에 약물 사용으로 인한 여론의 따가운 시선까지 감수하고 있다.

여러 악조건을 딛고 박태환은 복귀전 첫 날 건재를 과시했다. 막판 50m 쾌속질주는 그가 여전히 세계 정상권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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