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대상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대한노인회에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과 관련한 협조 공문을 보냈다.
18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5일 대한노인회중앙회에 보낸 공문에서 각종 보이스피싱 사기 수법을 소개하고 노인들에게 피해 내용을 전파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보이스피싱은 한전 직원을 사칭한 수법까지 등장했다.
우선 사기범은 본인을 한전 직원으로 소개한 후 전기요금이 연체되어 전기를 끊겠다고 위협했다.
피해자가 제때에 요금을 냈다고 항변하자 "얼마 전 은행 직원이 사기범과 공모해 그동안 낸 전기요금을 모두 횡령한 사건이 있는데 당신도 피해자인 것 같다"며 "곧 경찰에서 전화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그가 말한 대로 경찰 수사관을 사칭한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은행 내 공범이 더 있을 수 있으니 은행 직원도 절대 믿어서는 안 된다"며 "수사가 끝날 때까지 대검찰청이나 국가에서 운영하는 안전계좌로 정기예금을 이체하라"고 꼬드겼다.
이 과정에서 담당 검사를 사칭한 또 다른 사기범이 등장했다. 검사를 가장한 사기범은 피해자가 돈을 찾거나 정기예금을 중도해지해 송금하도록 명령하는 역할을 하는 등 여러명이 역할을 분담해 사기행각을 벌인 것이다.
이와 함께 금감원 과장으로 자신을 속인 사기범이 "현재 모든 금융기관에 개인정보가 유출돼 은행의 예금이 자동인출 될지도 모르니 은행의 모든 예금을 현금으로 인출해 집안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으라"며 "그러면 곧 금감원 직원이 도착해 안전하게 보호해 줄 것"이라고 한 말을 믿고 돈을 내준 사례도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범죄 가운데 냉장고 등에 돈을 보관하게 한 뒤 몰래 들어가 훔쳐가는 '침입절도형'이 지난해 1~3월 동안 14건에 불과했지만 9월 19건, 10월 36건으로 늘었다. 또 금감원 직원 등을 사칭해 밖에서 직접 현금을 전달받는 방식의 '대면편취형' 범죄도 지난해 4월 1건에서 9월과 10월에 각각 23건, 11건으로 증가했다.
조성목 금감원 서민금융지원국 선임국장은 "아실 것 다 아시는 노인분들도 속아 넘어갈 만큼 사기수법이 악랄하다"며 "진화하는 수법을 낱낱이 공개해서 피해 예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