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술집에서 알게 된 20대 여성 손님을 목 졸라 살해한 30대 남성 종업원이 여성을 성폭행한 후 경찰에 신고할 것이 두려워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A(29·여)씨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 3일 검거된 박모(39)씨가 A씨를 성폭행한 뒤 경찰에 신고할 것이 두려워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4일 밝혔다.
박씨는 친구가 운영하는 서울 송파구의 한 주점 종업원으로, 지난달 31일 새벽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뒤 같은 날 오후 A씨의 원룸에서 그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A씨가 만취해 정신을 잃고 잠든 사이 강제로 성관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잠에서 깨자 경찰에 신고할 것이 두려워 A씨를 목 졸라 죽였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에서 박씨는 "집에서 돈을 주려다가 주지 않아 가게를 인수하지 못하게 됐고, 사귀는 여자가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했다"며 "이 때문에 신변을 비관해 지난달 31일 오후 2, 3시께 A씨를 살해한 후 나도 죽으려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의 진술이 성범죄자들이 하는 전형적인 형태라는 프로파일러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박씨가 A씨를 강간한 것을 은폐하기 위해 살인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께 가족들에 의해 발견됐다. A씨의 가족들은 A씨와 연락이 되지 않자 A씨의 원룸을 찾았다가 숨져있는 그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A씨는 알몸인 상태로 이불에 싸여있었으며 목에는 끈으로 조른 듯한 색흔이 있었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통해 박씨가 지난달 31일 오전 10시께 A씨와 함께 원룸에 들어간 후 같은 날 오후 7시께 혼자 이곳을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 박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쫓다 3일 오후 송파구의 친구 집에 숨어있던 박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이날 밤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