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찬현 감사원장은 4일 새해 감사방향과 관련해 "총선 분위기를 틈탄 공직자의 줄서기 등 기강해이가 우려되므로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감사원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공직기강 확립과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직사회 조성에 더욱 노력해야 할 시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황 원장은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는 국민불편과 재정손실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국가의 안위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며 "올해도 방산, 정부지원금 등 취약분야의 비리를 제거하는 데 감사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원장은 또 "경제활력 회복과 민생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최고의 감사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며 "중소기업 지원, 수출 진흥 등 정부의 경제활력 회복 시책을 체계적으로 점검해 문제점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개선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민과 기업에 불편을 초래하는 금융, 인허가와 관련된 불합리한 규제들도 발굴해 정비하도록 해야 한다"며 "아울러 R&D(연구개발), 에너지 등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국가적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감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식품·주거 등 삶의 질과 직결된 기초적인 분야와 저출산·고령화 등 거시적인 문제는 국민들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정부 정책이 제대로 수립·시행되는지 세밀하게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재정 감사와 관련해서는 "최근 경제활성화와 복지확대를 위한 재정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재정상황은 오히려 어려워지고 있다"며 "따라서 교육, SOC(사회간접자본) 등 주요 사업의 집행과 평가과정 전반을 두루 살펴 재정운영의 낭비와 비효율을 우선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정통제가 느슨한 지방자치단체와 주요 보조금 등에 대한 감사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숨은 세원을 발굴하고 조세 회피 행위는 엄단하도록 적극 독려해 세입기반 확충에 기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감사원이 '국민들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혁신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도 강조했다.
황 원장은 대심절차, 감사권익보호관 등 지난해 감사혁신을 통해 도입한 결과물들을 언급하면서 "감사혁신 결과가 항구적 제도와 감사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혁신에 만족하지 말고 올바른 변화의 방향을 항상 고민하는 상시혁신의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갈수록 전문화·복잡화되는 감사환경 속에서 설득력 있는 감사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뛰어난 전문성이 바탕이 돼야 한다"며 직원들의 자기계발과 감사역량 제고를 강조하고 "본인은 물론 주변까지도 철저히 관리해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고 어떠한 어려움과 유혹에도 흔들림 없이 처신해 감사관의 명예와 자부심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밖에 황 원장은 IT 기반 감사체계의 조속한 구축과 감사혁신을 위한 조직개편의 차질 없는 이행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