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또다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양측의 주요 인사들을 상대로 소송전을 일삼으며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신동빈 회장을 직접적으로 고소하지는 않았지만 '신동빈의 가신'으로 알려진 롯데그룹 핵심 계열사 7개 대표들을 상대로 고소했다.
17일 신동주 회장이 있는 SDJ측은 지난 12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명의로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 김영순 롯데알미늄 대표,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냈다.
중국 투자손실 규모를 축소해 보고했고 업무보고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롯데쇼핑·호텔롯데의 대표이사, 롯데제과·롯데알미늄·롯데건설의 등기이사, 롯데칠성의 미등기임원이다.
이번 고소장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어떤 입장도 밝힐 수 없다고 언급했다.
A롯데 계열사 고위 관계자는 "이번 고소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상황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B계열사 관계자 역시 "그룹의 입장이 각 계열사를 대변하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들 계열사 대표들은 신동빈 회장의 가신들로 이번 롯데가 경영권 분쟁에 신동빈 회장을 직접 엄호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7~8월 경영권 분쟁이 한창일 때 전면에 나서서 신동빈 회장 체제를 옹호했던 인물로 통한다.
이원준 대표는 가장 먼저 총대를 멨다. 지난 7월31일 롯데쇼핑 기자실을 방문해 "중국 사업과 관련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접 지시했으며 보고도 받았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이 중국 사업 등에서 1조원의 적자를 냈다'는 신동주 회장의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는 지난달 직접 기자회견을 자처해 "호텔 34층은 업무공간이고 많은 고객과 투숙객이 출입하는 사업시설"이라면서 신동주 회장과 그가 설립한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들에게 퇴거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이들은 신동주 회장 측 주요 인사들을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고소했다. 이원준 대표와 송용덕 대표는 서울중앙지검에 신 전 부회장이 이끄는 SDJ코퍼레이션 소속 민유성 고문과 정혜원 상무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노병용 사장은 지난 8월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 홍보관에서 계열사 사장단을 대표해 "오랫동안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성과를 보여준 현 신동빈 회장이 대한민국 5대 그룹인 글로벌 롯데그룹을 이끌어 갈 리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신동빈 측의 계열사 대표를 고소하며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에게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이라며 "경영권 분쟁이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고 있는 만큼 장기전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말했다.
SDJ 측은 롯데쇼핑 사장과 롯데물산 사장에 대해 "지난달까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중국 투자손실 규모를 3200억원 수준이라고 축소 보고 했다"며 "호텔롯데 등 7개 계열사 대표이사들은 지난달 20일부터 현재까지 신 총괄회장의 거듭된 서면 및 구두 지시에도 불구하고 업무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동주 회장 등 롯데와 관련 없는 사람들이 입회한 가운데 보고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