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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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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족 家長' 20대 효녀의 비극…도움 손길 이어져

네 가족의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하던 20대 여성이 추석 명절 술에 취한 아버지가 집 안에 지른 불 때문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8일 처지를 비관한 아버지가 집 안에 지른 불 때문에 전체 피부의 40% 표면에 3도 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A(26·여)씨에게 현재까지 총 3000만원이 지원됐다고 밝혔다.

서부경찰서는 현재 광주 서구청과 범죄피해자지원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랜드복지대단 등과 지원 네트워크를 구성해 A씨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 결과 초록우산에서 500만원, 경찰서와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모금된 성금 716만원, 서구청 긴급의료비 600만원, 범죄피해자지원실 1200만원이 지원됐으며 이랜드와 월드비젼이 앞으로 각각 500만원 지원을 약속했다.

일반적으로 전체 피부 표면적의 40% 이상에 화상을 입게 되면 생명이 위험해 빠른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씨는 2차 피부 이식수술을 받았으며 앞으로도 2~3번의 수술과 6개월 이상의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A씨의 아버지(55)와 어머니(58)도 화상을 입고 같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어 병원비만 1억원에 달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가족의 비극은 6년째 별거중인 부모와 2달 전 서울에서 갓 취업한 A씨가 추석 명절, 15평 남짓의 무허가 건물 상하방에 모이면서 일어났다.

추석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새벽 술에 취한 아버지가 집 안에서 자신의 몸에 시너를 끼얹고 불을 붙인 것. 오랜 지병으로 판단 능력이 떨어지는 아버지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 순간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지른 불은 자신을 구하기 위해 불로 뛰어든 아내와 딸까지 덮쳤다.

고등학교 2학년인 A씨의 여동생만 불이 난 곳과 조금 더 떨어진 자리에서 잠을 자고 있어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어렵게 취직한 뒤 한 달 120여만원의 급여를 받아 학자금 대출(2000만원)을 갚으면서도 꼬박꼬박 30만원의 생활비와 여동생의 학비 등을 보내며 가장 역할을 해온 A씨가 병상에 눕게 되면서 이들 가족이 1억원에 달하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A씨의 여동생은 부모와 언니를 간호하며 학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당장 생활비나 밀린 학비를 해결할 길이 막혔다.

"추석 연휴에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딸이 안쓰러워, '집 밥 한 끼'라도 먹이겠다며 "내려오라"고 고집을 부렸던 A씨의 어머니는 못난 자신과 남편을 탓할 뿐이다.

경찰 한 관계자는 "저축이나 경제적 소득이 없어 1억원 이상의 치료비와 큰 딸의 대학 학자금 대출 2000여만원 상환, 막내 딸의 학비 등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며 "피해 가정이 기초수급 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구청과 협조하는 등 앞으로도 관심을 갖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후원 문의는 광주 서부경찰서 청문감사실(062-570-4327) 또는 형사과(062-570-4748), 범죄피해자지원센터(062-225-4752)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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