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사기범'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55)씨가 도피 7년만에 중국 현지 공안에 검거돼 '조희팔 사건'이 다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 있다.
'조희팔 사건'은 조(58)씨 일당이 전국에 10여개의 유사수신 업체를 차리고 고수익을 낸다며 5년간 4만~5만명의 투자자를 모아 3억5000억원~4조원을 가로챈 국내 최대 규모의 다단계 사기 사건.
경북 영천 출신으로 알려져있는 조씨는 형제, 친구들을 핵심 임원으로 삼아 2004년 대구시 동구에 골반교정기와 찜질기 등 장비를 찜질방과 PC방에 빌려주는 업체를 차렸다.
조씨는 회장 행세를 하면서 의료기기 대여업으로 낸 수익을 배당한다고 내세워 투자자를 모집했다. 그는 한 계좌에 440만원을 투자하면 매일 3만5000원씩 이자를 지급해 8개월만에 580여만원을 챙길 수 있다고 선전했다.
원금과 배당금이 꼬박꼬박 들어오자 투자자가 늘어났고, 조씨는 부산과 경남, 서울, 인천 등지에 비슷한 회사와 센터를 만들었다. 투자한 사람들에게 수당을 주면서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도록 하고, 모집한 사람 수에 따라 내부 직급도 올려줬다.
리브, 씨엔, 챌린, 아더스 등으로 회사 명칭을 바꾸고, 각 회사에 각기 다른 대표를 선임해 별개 기업처럼 움직여 단속망을 피했다.
실제로는 나중에 가입하는 사람의 돈으로 예전 회원들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던 영업이 한계에 달하면서 배당금 지급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이에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내기 시작했다.
경찰은 2008년 10월 조씨를 비롯한 핵심 인물 9명을 수배했다.
그러나 조씨는 2008년 12월초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충남 태안군 마검포항을 통해 중국으로 밀항했다. 이에 경찰은 이듬해 3월 국제경찰에 조씨에 대한 검거 협조를 의뢰했다.
경찰은 2010년 1월말 조희팔 일당의 핵심 간부인 다단계 업체 리브의 경영고문으로 활동하던 김모(43)씨를 검거했다.
2010년 4월초 대구지법은 피해자 16명이 조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했으며 같은해 10월 인천지법에서도 피해자 100여명이 조희팔과 다단계 업체, 업체 관계자 8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2012년 2월에는 다단계 업체 TEN의 대표 최모씨와 씨엔 대구동부센터장 강모씨가 중국 옌타이시 공안에 체포됐으며 2주 뒤에는 조씨 측근 황모씨가 자진 입국해 자수했다.
조씨를 추적하던 경찰은 2012년 5월 중국으로 밀항한 조씨가 2011년 12월께 현지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후에는 '조희팔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과 검찰이 조씨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대접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012년 대구 성서경찰서 정모 경사가 중국 현지에서 조희팔 일당으로부터 골프, 술 접대 등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법원은 정 경사에게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벌금 150만원 등을 선고했다.
같은 해 서울고검 김광준 검사는 조희팔 측근으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9억원대 금품을 받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김 검사는 지난해 5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2013년 3월에는 대구지검이 조씨의 자금을 관리한 혐의로 대구경찰청 소속 경찰관 임모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올해 1월에는 조씨 사건의 관계자로부터 사건 무마 청탁을 받고 15억원이 넘는 뇌물을 수수한 대구지검 서부지청 오모 서기관이 체포돼 구속기소됐다.
지난달 중순에는 조씨에게서 9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전 대구지방경찰청 권모 총경이 구속됐다. 권 전 총경은 올해 10월 구속기소됐다.
대구지검은 지난해 7월 조씨 은닉자금에 대한 수사를 재개해 그 해 12월 1200억원대의 은닉재산을 확인했다.
'조희팔 생존설'이 계속 떠돈 가운데 조씨가 살아있다는 증거가 속속 등장하면서 의혹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1일 조씨의 핵심 측근 강씨가 10일 낮 중국 장쑤성 우시시의 한 아파트에서 중국 공안에 의해 붙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희팔 생존설'에 대한 의문이 풀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