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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5.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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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과 천당' 오간 조민국 감독 "내 인생 최고의 경기였다"

"내 축구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멋진 경기였다."

지옥과 천당을 오간 끝에 상위스플릿 진출권을 따낸 조민국(51) 울산현대 감독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 감독이 이끈 울산은 2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의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3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접전끝에 4-3으로 이겼다.

K리그 클래식 정규라운드는 33라운드까지 진행된다. 이후 1~6위는 상위스플릿에 오르고 7~12위는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진다.

이날 값진 승점 3점을 챙긴 울산(승점 47)은 전남드래곤즈(승점 45점)를 승점 2점 차로 따돌리며 6위를 확정지었다. 상위스플릿으로 가는 막차를 탔다.

조 감독은 "선제골을 넣은 만큼 후반 10분 정도만 잘 버티면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너무 이른 시간 동점골과 역전골을 내주며 상황이 어려워졌다"며 "특히 후반 15분 이용이 부상으로 교체아웃될 때는 오늘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주중에 FA컵 준결승을 치른 성남의 체력이 경기 막판에 크게 떨어졌고 교체로 들어간 안진범과 박동혁 등이 제 역할을 다해줬다"며 "1-3까지 뒤진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3골을 넣었다. 축구 감독으로서 수 백 경기를 치러봤지만 오늘이 가장 기억에 남고 멋있는 경기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후반에만 6골이 터진 혈전이었다. 벼랑 끝에 몰려 있던 울산은 화끈한 공격 축구로 경기를 뒤집었다.

조 감독은 "경기 도중 전남과 인천유나이티드전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때 인천이 2-1로 앞서고 있었는데 일단 상위스플릿 진출은 우리 힘으로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격적으로 나섰다"며 "박동혁의 교체가 큰 도움이 됐다. 고등학교 때 스트라이커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동혁이라면 찬스가 왔을 때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고맙게도 동혁이가 그 믿음에 보답해줬다"고 환하게 웃었다.

1차 목표인 상위 그룹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이제 스플릿 라운드가 남았다. 정규라운드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울산은 남은 5경기에서 '아시아 호랑이'의 자존심을 살려야 한다.

조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인 4골이 나왔다. 수비는 안정적인 만큼 득점력 부분만 조금 더 개선된다면 성적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며 "공격과 수비의 핵인 김신욱과 이용이 부상을 당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다른 선수들이 그 공백을 얼마나 잘 메워주느냐가 관건이다. 팀 분위기가 올라온 만큼 AFC챔피언스리그 진출(정규리그 1~3위)까지 노려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쉽게 역전패를 당한 김학범(54) 성남 감독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졌다. 체력적인 면은 오히려 우리가 앞섰지만 교체 멤버가 투입된 후 분위기가 안 좋아졌다"며 "잘못된 판단을 내린 내 실수가 크다"고 이날 경기를 총평했다.

아울러 "상위스플릿 진출에 성공한 울산에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며 "우리도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남은 5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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