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의 한 중학교에서 같은 반 학생이 잇따라 자해하는 사건이 벌어졌지만 학교 측은 학생들 개개인의 문제라며 교육청에도 보고하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다.
11일 다수의 학생과 학부모 등에 따르면 고양시 소재 A중학교에 다니는 B(13)군은 지난 5월말 께 쉬는 시간 중 교실에서 자신의 손목을 그어 자해했다.
다행히 상처가 깊지 않아 해당 학교는 B군의 부모에게 통보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다음날 같은 반 여학생인 C(13)양도 쉬는시간에 화장실에서 자신의 손목을 그어 자해했고 이를 발견한 학생이 교사에게 알려 급하게 병원으로 옮겼다.
C양의 경우 상처가 깊은데다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현재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같은 반 학생들은 "B군이 카톡 상에서 왕따를 당해 자해를 시도했고 C양의 경우 헤어진 남자친구가 의도적으로 악소문을 퍼트린 것을 못견뎌 자해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학교는 관할 교육청에도 보고하지 않은데다 학교의 문제가 아닌 학생 개개인의 문제로 떠넘기기 급급한 실정이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지 10여일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이 학생들이 왜 자해를 시도했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아이들이 정확하게 말을 안하고 있어 현재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며 "파악된 바로는 남학생의 경우 중간고사를 못봐서 야단을 심하게 맞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학생은 우울증 약을 복용하는 상태이고 전에도 이런 적이 있어 병원과 연계한 치료를 진행 중"이라며 "학교의 판단으로 교육청 보고여부를 판단하는데 사안이 경미해 보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고양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정확한 사태파악을 하고 보고를 하도록 각 학교별로 지침을 내린 상태인데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납득이 안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