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KTX 운전장애가 꼬리를 물고 있어 승객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8일 오후 2시께 부산을 출발해 서울로 가던 KTX 130호 열차가 경부고속철도 천안ㆍ아산역을 지나 광명역으로 가던 도중 객차과 객차를 연결하는 18호 대차에서 진동과 소음이 발생했다.
이 KTX의 기관사는 열차 속도를 시속 260여km에서 170km로 감속, 광명역으로 진입한 뒤 비상 점검후 재출발했다.
하지만 감속 과정에서 일부 바퀴의 마찰 연기와 진동 등이 발생, 승객들이 큰 불안에 떨어야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비상점검 후 저속운행 구간인 서울역까지 운행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정확한 장애 원인을 정밀하게 분석해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후 6시50분께는 부산을 출발해 서울로 가던 KTX가 김천ㆍ구미역 인근 선로에서 '차축 온도 검지장치' 이상 작동으로 비상 정차했으며, 6일에도 서울로 가던 KTX가 김천ㆍ구미역을 통과한 직후 선로 위에서 멈춰섰다 20여분 만에 출발하는 등 장애가 끊이지 않고있다.
올해 들어서 이미 전국에서는 광명역 KTX 탈선사고 외에도 각종 장애, 부품고장 등으로 KTX 지연운행 장애가 10여건에 이르고 있다.
국산기술로 만들어진 KTX-산천의 경우는 국토해양부 조사결과, 지난해 3월 상업운전에 들어간 이후 지금까지 41차례의 고장을 일으킨 것으로 밝혀졌다.
KTX 외에도 지난달 29일에는 강원도 원주시 중앙선 만종역에서 '대체 기관사'가 승객 200여명이 탄 무궁화호 열차를 실습 운전하다 급정거하면서 판매 승무원, 승객 등이 다치는 사고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자 철도노조는 코레일의 정비인력 감축, 검수주기 연장 등 사측의 안전불감증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있다.
또 열차가 20분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기관사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코레일은 KTX가 20분 이상 지연됐을 경우 지연에 따른 보상을 해주고 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인력감축을 시작으로 최근 수년간 누적된 안전 문제가 한계점에 다다르면서 한꺼번에 폭발하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만종역 대체 기관사 운전사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코레일측은 보다 강화된 안전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지나친 불안감을 갖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코레일 대변인실 관계자는 "KTX는 안전장치가 이중, 삼중으로 갖춰져 있어 조그마한 이상이 발견되면 열차 스스로 정지하게 돼 있다"며 "기관사 임의로 열차를 세우고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 매뉴얼에 따라 조치하는 것이어서 지나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열차가 20분이상 지연되더라도 KTX 기관사 등 승무원에게는 전혀 징계조치 등이 없다"면서 "승객들이 보다 안전하게 KTX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발견되는 문제점은 즉각 고쳐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