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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06. (금)

'과유불급 애향심'

尹 亨 夏 부장

 윤영선 관세청장이 지난달 29일 충남 보령시에 소재한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각종 의류와 위문품을 전달했다.

 

 나눔의 문화가 예전 같지 않고 꽁꽁 얼어 붙은  이번 연말연시를 맞아 관공서 등이 앞장서 사랑나눔 문화를 확산하는 것은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를 계기로 쇠잔해지는 이웃사랑의 온기가 다시금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할 뿐이다.

 

 다만, 이같은 윤영선 관세청장의 복지단체 위문 행보가 알려지면서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맨 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해 처음으로 대전지역에 머물렀던 사회복지시설 위문을 보령시까지 확대해 나눔문화를 적극 실천하고 나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윤 관세청장의 고향은 충남 보령시이다.

 

 윤 관세청장은 앞전에도 취임 이후 한달여만인 지난해 5월7일, 역대 관세청장 가운데 최초로 유성호텔에서 대전·충남지역 경제인과 오찬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또한 종전부터 관세청 홍보대사로 위촉돼 활발하게 활동중인 태진아·견미리씨 외에 개그맨 남희석씨를 취임 두달여만에 관세청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남희석씨는 충남 보령이 고향이다.

 

 공직자가 편향적인 애향심을 나타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금기시되는 일이다. 윤 관세청장 또한 이같은 우려를 피하기 위해 지난 복지시설 방문시에는 나름의 명분을 내세웠다.

 

 윤 관세청장은 "해가 갈수록 연말 사랑 나눔 문화가 확산되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관세청에서는 기존 대전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충남지역까지 확대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고 더 많은 나눔 문화를 확산하겠다"고 에둘렀다.

 

 그러나 대전지역만 해도 주위의 따뜻한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복지시설이 숱하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굳이 충청지역까지 넓힐 이유가 있을까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좋은 일 하면서도 주위로부터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것 만큼 억울한 일은 없을 성 싶다.

 

 그럼에도 청렴성과 무한책임을 지는 공직자, 특히 기관의 장이라면 오얏나무 아래를 걸으며 갓끈을 고쳐 매는 경솔한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상한 말이지만 '오얏나무'가 보인다면 '갓 끈'에는 손도 대지 않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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