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감경기 침체와 세무대리 영업환경의 악화로 인해 순수 시험 출신의 신규세무사들이 심한 '개업 후유증'을 앓고 있다.
막상 세무사사무소를 개업했으나 기장대리 업무를 확보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인 데다, 사무소 운영경비 지출 등으로 누적 적자가 끊임없이 쌓여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41회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 지난해 10월 역삼동에 세무사사무소를 개업한 S세무사는 "사무소 개업비용이 부족해 친구의 사무소 한켠에 사무소를 냈다"며 "사무소 여직원도 당분간 친구에게 신세를 지기로 했다"며 의기소침해 했다.
이 세무사는 "신고대리를 맡기도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며 "사무소 유지비용을 벌기 위해 당분간 전산세무회계 관련 강사 자리를 찾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시내 개업 3년차 P세무사는 "요즘 같아선 '보리흉년'이란 말이 딱 들어맞을 것 같다"며 "부가세나 소득세 신고기간 때도 찾아오는 고객이 없다"고 어려워진 세무대리업계 실정을 전했다.
Y세무사는 "전자신고를 이용하는 납세자의 수가 늘면서 신규로 신고대리건수를 확보하기가 더 힘든 것 같다"며 과세관청의 전자신고 육성정책이 세무대리 영업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 세무사는 "개인 납세자들은 불안감 때문에 세무서를 찾아 신고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세무서에 가면 담당 공무원이 전자신고 등 신고방법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지도해 주니까 세무사를 찾을리 만무하다"고 덧붙였다.
신규 개업 세무사들은 "영업환경이야 그렇다 치고 개업에 앞서 세무사회 차원에서 '창업 인큐베이터'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개업 후유증을 덜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희망했다.
S세무사는 "세무사회 내에 창업지원센터를 개설해 금융기관이나 인력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신규 개업세무사들에게 창업비용을 저렴하게 제공하거나 여직원을 쉽게 채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한국세무사회는 올해 사업계획 중 하나로 신규세무사 지원센터를 개설해 사무실 임대, 초기운영비 절감 등 개업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