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개조의 기틀·방향 마련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전국 세무관서장 초청 특강에서 도덕적 신뢰, 공정한 인사, 정책감사로 국가 개조의 기틀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국정원·검찰·국세청 등 권력기관을 독립시키면 무슨 힘으로 국가를 끌고 가겠다고 하는가”라고 자문한 뒤 “도덕적 신뢰로 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감당할 수 있는 최선의 도덕적 원칙과 긴장 그리고 도덕적 절제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왔다”며 “이 수준을 밀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인사권은 공정하게 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며 “적재적소와 가장 효과적인 인사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청와대 인사위원회 등이 공정하냐’고 물으면 ‘예’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행정 각 부도 공정한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국가 역량이 최대한 발휘되고 공직사회 역량이 최고수준이 되도록 적극적인 인사정책을 5년간 한 번도 눈을 떼지 않고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가장 높은 수준의 정책감사’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들이 통치권을 위임한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제도적으로 수행되고 있는가 감사할 것”이라며 “각 부처의 공식·비공식 개혁 주체를 만들어 긴밀한 협조 속에서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로 가는, 실력으로 경쟁할 수 있는 희망의 시대로 가는 개혁세력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국민이,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고 있다”며 “5년간 국가 개조의 기틀을 마련하고 그 방향을 잡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이 모든 영역에서 개혁을 외쳤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은 근본의 문제를 개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의 행동양식인 문화를 개혁하지 않으면 합리적인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은 국방·치안·경제와 함께 갈등조정이 큰 역할”이라면서 위기관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북한 핵문제의 해결방향은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으로 되었다. 한·미관계도 안정되어 경제 외적인 요소는 해결됐다. 금융시장의 위기라는 카드채·SK글로벌 문제 등도 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게 안정됐고, 투신사 1∼2개의 부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남았다. 결단력있게 위기관리를 해나가겠다. 국내기업이나 외국기업이 투자할 마음이 생기도록 하겠다. 단기적으로 시장개혁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기술혁신을 하고, 나아가 동북아시대·지방분권을 통해 역동적인 시장을 만들겠다.”
노 대통령은 또 “군림하는 대통령의 시대를 끝내겠다”며 “주어진 권한만 쓰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주의 사회로 간다”며 “검찰, 국정원, 국세청에서 청와대에서 전화 한 통 안오니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권력기관이 청와대로부터, 적어도 부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는 독립된 기관으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정부와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부동산이 한풀 꺾였다”며 세무공무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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