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는-
너와 나는
팔십년을 함께 살아 온 동갑내기
느린 걸음의 세월이었지만
우직하게 살아 온
너와 나는 바로 그런 인연의 소띠다
졸업이라는 훈장을 뒤로 하고 헤어져버린 세월이
환갑 나이보다 더 많은 육십육 년
육이오라는 전쟁이 휩쓸고 지나간 세월 속에서 살아 온지
또 육십육 년
너와 나는 그렇게 살아 온 세상 속에서
팔십년을 채웠다
정신을 차리고 본 순간
너는 사업가가 되었고
나는 세금쟁이가 되어 있더라
너와 나는
이렇게 다시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神의 장난에 휩싸였던 운명의 세월
신이 보내준 선물의 세월
너와 나는
하나의 끄나풀에 묶여 이 세상에 내던져진
두 개가 아닌 하나의 존재로서 오늘을 살고 있다
너는 영원히
“자네”가 아닌 “너”일 뿐이다
이 세상 마지막 까지 “너”로서 살다가
나와 함께 가야 하는 존재다
네가 내 친구인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네 작품 속에
여든 살의 늙은 황소 두 마리가
함께 숨 쉬는 모습을 보고 싶다
2016.12.1
東村 김 면 규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