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4.04.30. (화)

경제/기업

신동주, 신격호와 병원行 vs 신동빈, 印尼 대통령 조우…형제의 '엇갈린 행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6일 성년후견인 지정 관련 정신 감정을 위해 서울대학교 병원에 입원했다.

이날 신 총괄회장의 병원행엔 맏아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함께 했고,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나 '롯데 원리더'로서의 입지를 대내외에 공고히 하는 자리를 가지는 '엇갈린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주황색 셔츠에 남색 정장 차림의 신 총괄회장은 이날 오후 3시7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출발해 3시20분께 검은색 에쿠스 차량을 타고 정신건강 검사를 위해 재판부가 지정한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에 도착했다. 신 총괄회장은 호텔에서 나올 땐 지팡이를 짚고 걸어 나왔지만, 병원에 도착하면서 경호원의 부축을 받으며 미리 준비된 휠체어에 몸을 실었다.

그는 회색 담요를 덮은 채 한 손에는 빨간색 지팡이를 들고 경호원들의 안내를 따라 12층 VIP병실로 이어질 수 있는 서울대병원 한 켠, 통로로 들어갔다. 이날 서울대병원에는 그의 입원을 돕기 위해 정혜원 SDJ 홍보담당 상무, 김수창 법무법인 양헌 변호사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에는 신 총괄회장을 기다리는 약 50여명의 취재진들과 롯데 및 SDJ측 관계자들이 빼곡히 몰려있었다. 하지만 그는 상태를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남기지 않고, 서울대병원 통로를 통해 자취를 감췄다. 신 총괄회장은 입원해 의료진을 통해 기본적인 건강상태와 판단력, 치매 여부 등을 확인 받을 예정이다.

입원 기간에 대해 김수창 변호사는 "통상적으로 2~3일 걸릴 수 있고, 2주가 걸릴지 4주가 걸릴 지 모른다"면서 "전적으로 의사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부친 신 총괄회장과 경영권 소송전을 벌여온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으로 전날 국빈 방한한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나 현지 투자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조코위 대통령을 만나 20~30여분간 환담을 나누며, 백화점과 마트 등 롯데 계열사의 인도네시아 진출 현황 등을 설명하고 향후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난해부터 베트남과 인도 말레시이사 등 동남아 지역을 직접 방문하며 롯데그룹의 글로벌 사업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신 회장은 2018년까지 롯데그룹이 매출 200조원을 내고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한편,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부친 면회 불가 논란에 대해 "신 회장이 면회를 자제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는 신정숙씨 변호인 측의 자의적인 판단"이라며 "지난 4월 법원에서 면회 대상자를 한정한 이후 달라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신 총괄회장 입원시 면회 대상자를 배우자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 장남 신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막내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으로 한정했다. 이들은 주 2회 1시간씩 면회가 허용된다.

가족 중에선 성년후견인 지정 개시를 청구한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씨는 면회를 하지 못한다. 또 민유성 고문 등 신동주 전 부회장 측 SDJ코퍼레이션 임직원들의 면회도 객관성 담보 차원에서 제한됐다.

다만 신 회장이 조코위 대통령과의 면담 등 공식적인 업무 일정과 입원 당일인 만큼 취재진들이 많이 몰려있을 것을 고려한다면 이날 병원 면회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 개인적인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면회 여부에 대해 그룹 차원의 입장은 없었지만, 아들 입장에서 당연히 면회를 갈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롯데그룹 측은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룻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이미 수차례 주총과 이사회 등 상법상 절차를 통해 마무리 되었다"면서 "가족분들이 성년후견인 지정을 법원에 신청한 이유는 총괄회장님의 건강과 명예를 지켜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롯데그룹 측은 "이번 입원 감정을 계기로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과 법원의 현명한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