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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18. (토)

일버리기 아이디어, 평가자의 자질

요즘 각 일선 세무서는 신뢰도 제고와 함께 일버리기 아이디어 제출이 화두다. 직원들마다 한건씩 제출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고 서장들이나 과장들도 이를 독려하고 있다.
알아본 바에 의하면 아이디어의 제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 일선서마다 현원기준 대비 최소 10%에서 최대 15%까지 제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지방청에 오전에 아이디어를 제출하면 오후에 바로 평점이 매겨져 내려오는데 그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하고 있다.

 

아이디어 내용을 보면 법조문의 몇가지 변경만으로도 많은 세무업무를 털어버릴 수 있는 아이디어도 많이 상정돼 국세청이 추진하고 있는 일버리기가 상당히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특히 현장에서 나오는 생생한 아이디어인만큼 업무의 직접적인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직원들이 힘들게 고민하면서 내놓은 아이디어에 매겨진 평점 기준을 잘 모르겠다는 목소리도 있는 모양이다. 평점이 생각과는 다르게 매겨진다는 것인데, 자신 있게 내놓은 아이디어가 기준 이상의 점수를 받지 못한 반면, 기대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점수가 더 높게 나온 경우가 있더라는 것이다.

 

위에서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듣는 자리이기 때문에 제출한 자와 평점을 매기는 사람들 간에는 아이디어 가치에 대한 '체감 온도'에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점도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즉 평가하는 사람이 아이디어 제출자인 일선에서 근무하는 사람들과 괴리돼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든다. 현재 일선업무에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민원실이나 상담실의 경우 어떤 것들이 가장 많은 민원이 나오는지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따라서 아이디어 채택에 있어 그 '감(感)'과 차이가 있게 되면, 현실을 모르는 생각이라고 아이디어 제출자들이 떠올리게 된다.

 

일버리기 아이디어는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에게 주마가편 격으로 주어진 업무이다. 그들이 힘들게 생각해서 내는 아이디어에 대해 정당한 평가는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다. 그 '생각'들을 소중한 보물처럼 다뤄야 하는 의무와 보석을 제대로 보는 안목을 키우는 것은 평가자에게는 필수적인 조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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