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4.04.27. (토)

기타

컵 빨리 쌓기?…NO, 스태킹은 엄연한 스포츠

12개의 플라스틱 컵이 3개, 6개, 3개씩 포개져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그 앞에는 한 아이가 긴장된 표정으로 서 있다.

신호음이 울리자 아이는 이 컵을 3개, 6개, 3개의 피라미드 형태로 빠르게 쌓아 올린 뒤 다시 포갠다. 이어 6개의 컵으로 피라미드 2개를 만든 뒤 내리고, 이번에는 10개의 컵을 쌓고는 처음에 있던 모양대로 돌려놓는다.

아이의 빠른 손놀림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이 과정이 7초 안팎에서 이뤄졌다. 놀랍다.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다.

최근 학교스포츠클럽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스태킹(Stacking‧컵 쌓기)'이다. 단순히 다양한 모양으로 컵을 쌓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놀이 정도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남녀노소 많은 이들이 즐기는 생활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스포츠스태킹은 12개의 스피드스택스 컵을 다양한 방법으로 쌓고 내리면서 집중력과 순발력을 기르는 기술과 스피드가 접목된 경기다.

경기 방식은 개인 종목은 '3‐3‐3', '3‐6‐3' 및 개인종합인 사이클 방식이다.

스태킹의 가장 기본이 되는 3스택은 3개의 컵을 포개 둔 상태에서 2개의 컵을 밑에 두고 1개의 컵을 위로 쌓는 것을 말한다.

6스택은 가장 밑에서부터 3개, 2개, 1개의 컵을 피라미드형으로 쌓아 올리면 된다. 사이클 방식을 위해서는 10스택까지도 피라미드형으로 쌓을 수 있어야 한다.

'3-3-3'은 3개씩 포개진 컵을 각각의 3스택으로 쌓은 뒤 원상태로 돌려놓으면 된다. 이 과정이 1.5~2초 사이에 이뤄진다.

컵 3개가 추가된 '3-6-3'은 3스택과 6스택이 혼합된 형태로 세계적인 선수들은 불과 2초 안팎에 이 과정을 반복한다.

마지막으로 3스택과 6스택, 10스택을 모두 활용하는 사이클 방식은 가장 고난이도 종목이다. '3-6-3', '6-6', '1-10-1'을 연속해서 쌓고 원래대로 포개 놓으면 된다. 이 종목의 한국기록은 5.625초다.

스포츠스태킹은 1980년대 초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아이들의 놀이로 처음 시작했다. 1990년대 들어 방송을 통해 이 놀이가 알려졌다. 당시 콜로라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였던 밥 팍스(현 WSSA 회장)이 교육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금의 스포츠스태킹을 고안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스태킹이 주목 받으며 스포츠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는 2010년 이후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1년 WSSA(세계스포츠스태킹협회) 산하 한국지부인 대한스포츠스태킹협회가 출범하면서 빠르게 전파됐다.

양손을 사용하기 때문에 좌뇌, 우뇌 발달은 물론 집중력과 순발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어 학교체육으로 인기가 높다.

많은 지역 교육청에서 학교스포츠클럽 종목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매년 스포츠스태킹 학교스포츠클럽대회가 열리고 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지난 2014년에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월드스포츠스태킹챔피언십'이 국내에서 열리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국내 도입 5년여 만에 아시아에서는 최강국 반열에 올랐다. 종주국인 미국과 세계 최강을 다투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오는 11월4일부터 6일까지 사흘 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6 WSSA 아시안 스포츠스태킹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등 아시아 11개국 35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스포츠스태킹은 단순히 컵 쌓는 놀이에서 엄연한 스포츠로 인정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학원스포츠로 각광 받으면서 빠른 속도로 소포츠스태킹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대한스포츠스태킹협회 강우석 운영이사는 "대표 선발전을 통해 훌륭한 스포츠스태킹 선수들을 선발했다"며 "아시안 스포츠스태킹 챔피언십에서 선수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고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