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쪼들리고
납세자엔 무조건 참을 `忍·忍·忍'
직원 피로감 씻어줘야
안정남(安正男) 국세청장이 직원복지증진에 발벗고 나섰다.
安 청장은 직원복지를 전담하는 복지후생계를 국세청 총무과에 설치하여 직원복지향상과 고충해소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렴·시행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지난 1일 밝혔다.
이같은 방침은 작년 9월1일 제2의 개청이후 1년간 납세자 권익·편의 위주로 세정개혁을 성공적으로 단행한 국세청이 이제는 개혁의 주체인 국세청 직원들에게도 눈을 돌려 그들의 애환과 고충을 어루만져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세청 복지후생계는 현재 인사계, 서무계, 행정관리담당관실 등에서 분산 담당하고 있는 직원복지관련 업무를 취합·전담하게 된다.
담당업무를 분야별로 보면 ▲직원 고충 및 애로사항 수렴, 처리결과의 통보 ▲감사·감찰지적을 받은 직원의 공식대변 창구 ▲직원합숙소 마련, 동호회 활동지원 등 각종 복지대책 ▲업무 우수사례, 각종 미담 등 발굴·전파 ▲인트라넷상 독자적인 사이트 개설, 각종 생활정보 제공 등이다.
오대식(吳大植) 총무과장은 “지금은 시행 초창기라 일단 사무관 1명과 직원 2∼3명의 인원으로 출범하지만 앞으로 시행성과를 봐가며 정원을 조정하고 단계적으로 지방청 등으로 조직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복지후생계 신설 배경복지후생계 신설 배경
국세청 직원들은 지난 1년간 단행된 세정개혁작업으로 많은 피로감을 느껴왔다.
직원들은 당장 경제적으로 고통이 심화된 것은 물론이고 권익신장에 익숙해진 일부 납세자들이 민원상담시 억지주장을 펴면서 마음에 안들 경우 고함을 지르거나 심지어 멱살잡이까지 하는 경우가 있어도 맞대응 한번 제대로 못하고 속앓이를 해야 했다.
자칫 잘못 대응했다간 불친절사례로 고발돼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왼쪽 뺨을 맞으면 오른쪽 뺨을 대는 식으로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 위기를 못넘기고 화풀이를 했다간 상관에게 질책받고 하향전보를 당할 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일부 직원들은 “납세자를 대변하는 납세자보호담당관은 있는데, 세정개혁의 주체인 직원들을 대변하는 조직은 왜 없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이 뿐만 아니다. 상급기관에서 시달된 각종 지시와 세무서 관할구역에서 발생하는 과세자료를 처리하느라 하루 하루가 벅찬 실정이다. 수백∼수천건의 업무처리에는 실수가 있기 마련이다. 상급기관에서 나온 감사에서 자신의 처리 업무가 지적이라도 받게 되면 이유야 어찌됐든 최악의 경우 사표를 각오해야 한다.
이같은 실정을 잘 아는 안정남(安正男) 국세청장이 제2의 개청 1주년을 맞아 직원들의 애로사항 개선과 복지증진에 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