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종전 행시 14회∼18회 위주로 포진돼 있던 본청 과장급의 주력군을 행시 18회∼22회로 물갈이했다는 점이다.
이번 부이사관승진인사에서 탈락한 본청의 고참서기관은 지방청 및 일선으로 내 보내고 이 자리에 행시 21회 안팎의 중견 서기관들을 대거 포진시켜 본청 분위기 쇄신을 도모했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부이사관승진은 행시 18회∼22회 중심으로 시키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같은 조치로 본청에서 지방청·일선으로 밀려난 고참 서기관들은 매우 서운하겠지만 21세기를 내다 본 국세청 간부진 세대교체를 위해서는 작은 불만정도는 감수하겠다는 국세청 지휘부의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행시 17회 출신인 車泰均 본청 재산세1과장을 국세공무원 국세교육1과장으로 전보시킨 것은 安正男 국세청장이 취임식에서 강조했던 국세공무원교육원 위상강화 조치의 일환이다. 국세공무원을 세무공무원의 의식개혁 도장으로 활성화시키는 막중한 임무를 車 과장이 맡게 된것이다. 車 과장은 이번에 부이사관승진후보로 올라 다음번 승진이 예약됐다.
이번 인사의 또다른 특징은 수도권 관서장에 지방근무자 중 업무추진력이 강하고 참신한 서기관 24명이 발탁됐다는 점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와관련 “수도권 세무서의 분위기 쇄신을 위한 조치”라며 “조직의 탄력을 위해 '43년 이전 출생자의 수도권 전입은 원칙적으로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승진인사에 있어서는 복수직 부이사관승진의 경우 과감한 발탁인사로 분위기쇄신을 꾀하고 본·지방청 복수직서기관의 서장직위승진은 발탁과 연공서열을 조화시켰으며, 복수직서기관승진은 원칙적으로 승진후보자 명부 서열에 의해 이뤄졌다.
또 복수직서기관의 서장직위승진에서는 지난번 국장급인사에 이어 처음으로 상피주의가 적용됐다. 본·지방청의 주요보직을 출신지역별로 보면 호남출신 28명(23.9%), 영남출신 47명(40.2%), 기타지역 42명(35.9%) 등이다. 지역간 화합을 도모한 흔적이 보인다.
국세청 최초의 여성사무관인 李相委 효제 부가2과장과 諸連姬 관악 소득과장을 국세청 인사계장과 중앙민원봉사실장에 각각 임용한 것도 이채. 이는 대표적 권력기관이며 보수적색채가 강한 국세청에서도 여성공무원이 열심히 일하면 세무서장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 국세청 인력의 20.7%에 달하는 여성세무공무원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