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공부방엔
묵주가 하나 걸려 있었습니다
화상
온통 불에 타서 화상으로 얼룩진
제 살은 다 주고
뼈대만 앙상하게 남기고 떠난
그녀가 내게 남긴 사랑의 잔해였습니다
가끔씩 쳐다보던 흔적을 지우려고
종량제 봉투를 사다가 묵주를 담아서 버리려는데
“이 다음에 언젠가 이 묵주를 버릴 때에는
소중하게 포장해서 기도 후에 버려달라”는 당부가 생각나서
처음 선물을 쌀 때의 설렘으로 포장은 했는데
아직도 덜 사루어진 무언가가 남아있는지
가슴 한 구석이 자꾸만 자꾸만 서걱서걱 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