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한 몸이 되었는데도 아침부터 나를 눕히고 나는 그를 세웠다 그가 있음으로 비로소 만들어지는 나 그가 하는 대로 내 몸을 맡기기로 했다 마주하고 그의 모습 닮으려해도 자꾸만 작아지는 나 빛은 나의 존재를 일깨워주었고 정수리 지날 때 다시 한 몸이 되었다 이리저리 이끌리던 삶 조명해보면 나른한 눈꺼풀에 희미한 잔상들이 덮여진다 앞만 보고 살아왔던 어두운 기억들을 길바닥에 늘어놓는다 저녁노을로 길게 드러누운 나를 어둠 속으로 데리고 들어가면 고단한 하루가 그의 몸 속으로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