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쪼갠 `10년 이웃사랑' 백종기 서울청조사관
`박봉'에다 어려운 근무환경 등으로 명예퇴직 신청자가 줄을 잇는 연말 세정가에 한 6급 세무공무원이 가족과 함께 3년간 공원의 결식노인들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해온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지난 11일 서울청 조사1국 백종기 조사관이 서울 독립문 소공원내 사단법인 한길봉사회(회장·김종은) 무료급식소에서 국회사무총장 박 실씨, KBS 탤런트 박규식씨 등과 함께 `선행 감사패'를 받았다.
백씨가 회원으로 있는 한길봉사회는 같은 공원에서 3백여명의 결식노인을 상대로 중식을 매일 무료 제공하고 있다.
백씨는 “주위에 내보일 만한 선행을 한 것도 아닙니다”라고 말하며, 한 번씩 공원에 나가 마련한 김밥 식빵 음료 등을 처자와 같이 급식하거나 보조한 것에 불과하다며 겸연쩍어했다.
그러나 백씨의 선행은 이뿐만 아니다.
10여년 가까이 `상지원'(전북 익산 소재)이란 나환자시설에 의약품 옷가지 생필품은 물론 온라인계좌를 통한 금전적인 `봉사' 또한 해오고 있다는 것이 주위의 귀띔이다.
'78.1월 서른의 나이에 7급 공채로 공직에 몸담은 백씨는 '90.7월 익산세무서로 전보됐다.
익산세무서 직세과 법인세계 일을 보던 백씨는 `상지원' 내 성당의 수녀 세명이 무의탁노인이 대부분인 나환자들을 맨몸으로 돌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익산 `신동성당' 봉사단체인 `레지오' 단원으로서 `상지원돕기운동'을 개시했다.
`상지원'이란 익산시 함열읍 홀산리에 위치한 나환자촌으로 현재 6백여명의 음성나환자가 집단 거주하는 마을의 이름.
백씨는 이곳에 익산 원광대학교측과 협의해 의약품을, 서울에서 의류소매상을 하는 누님을 비롯한 여러 상인들로부터는 창고에 쌓인 재고품 의류들을 모아 전달했으며 이 선행은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 취사도구 이불 등 생필품과 먹거리도 `레지오' 단원들을 비롯, 친지나 이웃들로부터 마련하고 있다.
지난 '88년에는 `하나님을 공경한다'란 뜻인 '디모테오'란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백씨.
처음엔 넉넉했다는 `상지원' 온라인 송금이 근래 부쩍 줄어 걱정이라는 백씨의 봉급은 월 1백50만원, 아내와는 주말부부인지 오래다. 소식을 접한 김성호(金成豪) 서울청장은 백씨를 접견하고 숨은 그의 선행을 높이 치하,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