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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9.29. (월)

관세

메이드인차이나→메이드인코리아로 둔갑시키는 '택갈이' 심각

관세청 올해 적발한 택갈이 수법 85% '중국산'

미·중 무역갈등 속 관세율 회피하려는 수법 

 

우리나라를 경유해 수출하면서 한국산으로 원산지를 속이는 등 일명 ‘택갈이’를 하다 적발된 물품의 85%가 중국산으로 밝혀졌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메이드 인 코리아’가 둔갑하는 상황이 심각한 상황으로, 미중 무역갈등 속에서 관세율을 회피하기 위해 이같은 택갈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박수영 의원(국민의힘) 29일 관세청에서 받은 불법 우회 수출 적발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우회해 수출하다 적발된 건수는 총 103건, 액수는 8천382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중국이 적출국(우회 수출 시작국)인 건수는 88건으로 전체의 85%, 금액도 6515억원(77%)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우회수출 적출국별·목적국별 적발현황

 

우회 수출은 낮은 관세를 적용 받기 위해 적출국에서 우회국으로 먼저 보낸 뒤 종착지인 목적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다. 관세청은 전 세계적으로 관세 이슈가 부각된 올해부터 우회수출 적발 통계를 관리하고 있으며, 통계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수영 의원은 “우회 수출은 한 마디로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를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로 둔갑시키는 ‘택갈이’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관세청은 또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 등의 영향으로 중국산 제품이 우리나라에서 ‘택갈이’를 하다 적발된 경우가 크게 늘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산 제품이 우리나라를 우회해 다른 나라로 수출되려다 적발된 건수는 2020년 15건(433억원), 21년 13건(427억원), 22년 21건(2104억원), 23년 14건(1188억원), 24년 8건(295억원) 등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들어 8월 현재까지 지난해보다 건수는 2배 이상, 금액은 10배 가까이 오른 총 17건 2천68억원 어치의 중국산 제품 택갈이가 적발됐다.

 

특히 우리나라를 우회해 미국으로 가려던 적발 건수는 2020년에 총 4건(68억원)으로 전체의 14%에 불과했는데, 올해 8월까지만 전체의 75%인 15건(3천494억원)에 달했다.

 

박수영 의원실은 “20년부터 올해까지 적발된 우회 수출품의 85%가 중국산이며, 올해도 중국산 비율이 70%가 넘는다”며 “미중 무역 갈등으로 미국이 중국에 30%의 고관세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 가는 우회 수출품의 절대 다수도 중국산이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관련, 박 의원실은 관세청에 적출국과 목적국 별 상세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중국산 표시를 제거하고 ‘made in Korea’를 각인해 미국으로 수출하려던 금과 플랜지(flange, 기계를 연결하거나 고정할 때 쓰는 철강 부품) 총 2천억원 상당이 적발돼 금액 역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영 의원은 “수출 강국 대한민국이 중국 등 다른 나라의 우회 수출 통로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며 “관세청은 더욱 엄격하고 철저하게 조사해 불법 우회 수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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