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올해 하반기 11개 산업기상도 조사
올해 하반기 한국 산업 기상도는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대체로 맑은 것으로 예보됐다. 하반기 금리인하 및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반도체는 IT 전방 수요 증가와 메모리 가격 상승세로 주요 업종 중 유일하게 ‘맑음’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조선‧이차전지‧바이오‧기계‧디스플레이‧섬유패션 7개 업종은 수출 상승세에 힘입어 ‘대체로 맑음’으로 예상됐다. 반면 철강‧석유화학‧건설 분야는 ‘흐림’으로 예보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11개 주요 업종별 협·단체와 함께 실시한 ‘2024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반도체산업은 반도체 생산량이 AI 제품 출시 등에 힘입어 크게 회복되고 메모리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심리 역시 점차 회복될 전망이다.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7% 성장한 652억달러,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29.8% 성장한 1천280억 달러 안팎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조선, 이차전지, 바이오, 기계, 디스플레이, 섬유패션 산업도 수출 상승세에 힘입어 ‘대체로 맑음’으로 예보됐다.
자동차업종은 수출과 내수의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유럽시장 수요 정상화, 견조한 북미시장 성장세, 친환경 신차 등이 수출 호재로 작용하는 반면, 내수는 높은 가계부채와 할부금리 등이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생산은 수출물량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208만대로 예측됐다.
조선업은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와 에너지전환 추세에 따른 추가발주 기대감을 가장 큰 호재요인으로 꼽았다. 하반기 선박 수출액은 129.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러-우 전쟁, 홍해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장기화와 최근 중국내 과잉생산으로 인한 중국발 밀어내기 수출 역시 선박 수요 증가 및 신고 발주량 증가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 다만 LNG운반선 등 국내 주력선종에 대한 거센 중국의 추격이 하방리스크다.
이차전지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 출시,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배터리에 대한 관세 부과에 따른 반사이익 등에 힘입어 배터리 출하량이 상반기 대비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제약·바이오산업도 미중갈등 심화에 따른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일부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미국의 생물보안법이 지난 5월 하원 상임위를 통과함에 따라 한·미간 신규계약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인구 고령화와 만성 질환자 증가에 따라 의약품 시장이 하반기에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방리스크로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꼽았다.
일반기계산업은 주요국 및 신흥국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와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른 설비투자 증가로 견고한 상승 흐름이 예상된다. 다만 중국의 내수 중심 및 자국기업 우선주의 정책에 따라 대중(對中) 수출 둔화 확대는 물론, 중국의 세계 수출점유율 증가가 우려돼 하반기 수출 증가 예상치를 억눌렀다.
디스플레이산업은 AI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 IT기기 출시 확대 영향으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투 스택 탠덤’, ‘LTPO’ 등 고부가가치 기술이 적용된 태블릿·노트북 제품 출시가 확대되면서 하반기 수출 및 생산 확대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UEFA 유로(6월), 파리올림픽(8월) 등 글로벌 이벤트 특수도 호재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중국기업의 LCD 패널 공급과잉 지속 및 미·중 무역분쟁 등 시장여건 불확실성 확대는 불안요소다.
섬유패션산업은 국내외 금리인하 기조에 따른 소비재 수요 증가로 아세안 소재 수출 및 한류지역 등으로의 의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글로벌 5G 및 전기차 수요 급등에 따른 케이블 호황으로 아라미드 등의 고부가가치 소재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철강업종은 중국발 공급과잉 우려로 ‘흐림’으로 예보됐다. 인도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철강 수요 증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 등에 따른 철광석, 원료탄 등 원자재 가격 상승도 철강업계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업종 역시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극적인 업황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중국발 글로벌 에틸렌 공급과잉은 2027년 이후에나 정상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등 누적된 과잉공급 해소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건설산업도 민간수주 난항으로 ‘흐림’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