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새내기 국세청 직원이 5급 사무관까지 승진하는데 29년9개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부처 평균인 25년10개월보다 거의 4년 더 걸리는 셈이다.
강준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2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전체 직급별 직원 현황에 따르면, 2021년말 기준 국세청 9급 직원이 5급까지 승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29년9개월로 집계됐다. 행정부 평균 25년10개월과 비교해 보면 3년11개월 격차가 발생한다.
특히 직급이 오를수록 소요연수가 늘어나 승진적체가 심화됐다. 9급→8급 4년3개월, 8→7급 6년5개월, 7→6급은 8년11개월이었으며, 6급에서 5급으로 가는 데만 10년2개월이 걸렸다. 행정부처 평균과 비교해 보면 각각 1년3개월, 7개월, 11개월, 1년2개월 등 3년11월 더 기다려야 했다.
타 행정부처 대비 너무 낮은 5급 이상 비율도 문제다. 지난해말 기준 국세청 전체 현원 2만1천584명 가운데 5급 이상은 1천730명으로 8%에 불과하다. 반면 6급 이하는 1만9천854명으로 92%를 점유하고 있다.
특정직이 압도적 다수인 경찰청, 해양경찰청을 제외하면 사실상 행정기관 중 최하위다. 정원 대비 5급 이상 비율은 조달청 27.2%, 통계청 17.2%, 농촌진흥청 29.6% 등에 이르며 관세청은 8.6%를 유지하고 있다.
5급 이상 직원 비율이 높은 법제처 76.3%, 특허청 67.3%, 새만금개발청 52.9% 등 다른 부처와 비교하면 현격히 차이가 난다.
특히 2021년말 기준 국세청 전체 5급 승진 대상자 2천428명 중 186명(7.7%)만 사무관 승진의 바늘구멍을 뚫었으며, 이마저도 본청에 집중됐다.
승진대상자 대비 승진자 비율은 본청 34.9%였지만, 대구청과 광주청, 대전청은 채 5%도 되지 못했다.
국세청의 승진적체는 일선 직원들의 사기 저하와 인사관리 취약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세청이 2021년 8월 외부에 의뢰한 연구용역 보고서에도 “국세청의 승진적체는 중앙행정기관 전체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수준”이며 “특히 6급 이하의 승진적체가 중요한 인사관리 상의 위기로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됐다.
강준현 의원은 “타 부처와 비교해 심각한 수준의 승진적체는 매우 엄중한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게 될 것”이라며 “5급 사무관 승진 폭을 넓히고 승진적체를 해소해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징세업무를 전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