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무역규모 8위 강국 되찾아
반도체·車·선박 등 주력산업 수출 선방
우리나라 무역액이 한 해 기준으로 사상 최단기간내 무역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인 무역침체기를 맞았으나 오히려 역대 최단기간 무역 1조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이같은 원동력을 기반삼이 우리나라의 무역규모도 지난해 보다 한단계 상승한 세계 8위를 기록했다.
위기를 기회삼아 무역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관세청과 산업자원부는 이달 26일 13시53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수출액이 5천122억달러, 수입액 4천878억달러 등 무역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역대 우리나라 무역규모 1조달러 기록은 2011~2014년과 2017~2019년 등 총 7번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세계무역 침체로 9천801억달러에 그쳤다.
올해 무역규모 1조달러 돌파는 지난 2018년 역대 최단기간 320일에 비해 21일을 앞당겨 299일 만에 달성하는 등 새롭게 기록을 썼으며, 올 하반기까지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연간 무역규모는 코로나19에서 완전히 벗어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수출액 또한 사상 최고치 경신 희망을 높이고 있어, 이달 중 연간 수출액이 5천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5년 연속 5천억달러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연말까지 6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세계적인 무역침체기 속에서도 우리나라가 역대 최단기간내 무역규모 1조달러를 돌파한 원동력에 대해 관세청과 산업자원부는 ‘우수한 방역체계와 탄탄한 제조업 경쟁력’을 우선 꼽았다.
실제로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국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반도체·조선·스마트폰 등 주력산업에서는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또한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시스템반도체·친환경 자동차, 고부가가치 선박, 이차전지, OLED, 바이오헬스 등 신선장·고부가가치 품목들이 새로운 수출유망품목으로 성장하고 있다.
수출물량과 단가의 고른 성장세도 한 몫을 해, 지난해 3분기보다 수출물량지수가 반등하기 시작한 이후 올 들어 수출단가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양 지수가 동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외적인 환경에서도 큰 도움을 받아, K-팝, K-콘텐츠 등 한류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문화적인 위상이 높아지면서 농수산식품·화장품·가전 등 소비재 품목의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농수산식품과 화장품 수출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가전은 11년만에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과거 대기업 주도의 수출성장세에서 중소기업이 합세하는 등 수출저변이 확대된 점도 최단기간 무역규모 1조달러 돌파에 기여했다.
올해 들어 9월말 현재 중소기업 수출 누계액은 853억달러로, 역대 1위를 기록 중으로, 중소기업의 온라인 수출도 크게 상승하는 등 수출저변이 크게 확대됐다.
또한 아세안·인도 등 신남방지역에서의 수출 호조세 등 수출지역도 다변화해, 올해 9월말 현재 신남방 수출은 887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5년 연속 수출 1천억 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처럼 대내외적인 수출상승세를 기반으로 우리나라는 9년 만에 세계 8위의 무역강국으로 다시금 올라섰다.
임재현 관세청장은 “올해 우리나라 무역은 코로나19 이후 기저효과를 넘어 실질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 관세청장은 “특히, 반도체 호황으로 역대 최대 무역액을 기록했던 2018년과 달리, 올해에는 승용차·무선통신기기·철강제품 등 다양한 품목이 고른 수출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출입기업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경기진단 및 예측에 유용한 무역통계 공표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