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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8. (목)

"회계사 선발인원…정책결정 과정에서 현장 의견 제대로 반영 안돼"

한공회 청년위원회 초대 위원장 황병찬 공인회계사

한국공인회계사회 청년위원회가 이달 4일 공식 발족했다. 올해 신설된 한공회 청년부회장을 맡고 있는 ‘88년생’ 황병찬 공인회계사가 초대 위원장으로 나섰다. 총 21명으로 구성된 청년위원회에는 ‘빅4’ 회계법인은 물론 중견·중소법인 소속 회계사와 개업 회계사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AI 등 4차 산업혁명과 회계개혁으로 회계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앞으로 한공회 청년위원회가 업계에 어떤 목소리를 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황병찬 위원장으로부터 청년위원회의 향후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황 위원장 인터뷰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 서면으로 진행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내 청년위원회가 이번에 처음 신설됐나?

“처음은 아니지만 기존에는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이 청년위원회 위원장, 청년회원이 부위원장을 맡는 형식이었다. 그리고 이전에는 공식적인 단체가 아니었는데 ‘특별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회칙에 신설, 청년위원회를 한공회 산하 특별위원회로 설치해 공식적인 단체가 됐다.”

 

 

-청년위원회를 설치한 계기는?

“회계업계는 지난 몇 년간 많은 변화를 겪으며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어려움 속에서 여러 진통도 경험했다. 그러면서 많은 젊은 공인회계사들이 본인의 힘으로는 바꿀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며 자조적인 말을 내뱉곤 했다.

 

이에 젊은 회계사들의 니즈를 모아 한공회 및 유관기관에 우리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젊은 회계사들이 좀더 본인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본인의 올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회계업계가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우리 기업, 경제, 국가가 좀 더 투명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목표다.”

 

-청년위원회는 어떻게 구성됐으며, 어떤 사업을 추진하나?

“3개 분과(비영리법인 지원, 한국공인회계사회 개선, 인력연구)로 구성된 청년위원회는 각 분과별로 중점 사업 분야를 갖고 있다.

 

우선 1분과는 비영리법인 지원을 맡는다. 각종 어려움을 겪는 비영리법인 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비영리법인 지정감사 시행을 대비해 이들을 지원하고, 사전에 비영리법인의 회계능력과 투명성을 좀 더 끌어올릴 구상을 갖고 있다.

 

2분과는 한국공인회계사회와의 소통을 맡는다. 회계업계 내부적으로 대다수의 회원은 청년회원임에도 정책을 결정하는 임원에는 청년 회원들이 소속되지 않아 의견이 잘 반영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는 어느 한 쪽의 문제라기보다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생각이다. 2분과는 좀 더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방향을 연구하는 분과가 될 예정이다.

 

끝으로 3분과는 현재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회계사 인력 증원 이슈를 다룬다. 제대로 된 현업 실태 조사와 회계업계 연구를 통해 적정 인원을 산출하기 위한 근거들을 수집할 예정이다. 객관적인 분석 자료를 통해 ‘진짜’ 회계업계에 필요한 인력을 조사하려고 한다.”

 

-인력문제에 대한 생각을 더 듣고 싶다. 금융당국이 내년 회계사 선발인원을 1천100명으로 동결했는데, 적절하다고 보나?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우리는 절대 회계사 ‘증원’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현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회계사 선발 인원을 결정한 그 ‘과정’에 반대하는 것이다.

 

회계사 증원의 근거가 됐던 연구보고서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현업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이같은 정책 결정의 문제점은 향후 문제가 생길 경우 책임이 모두 ‘개인’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무분별한 증원을 통해 선발된 회계인력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향후 문제가 발생해도 책임이 모두 개인에게 돌아가는 구조인 것이다. 단순히 권리를 챙기기 위해 인력에 민감한 것이 아니다. ‘감사’는 준 공공재다. 회계사가 잘못 감사하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단순한 ‘권리’의 문제가 아니라 두려움의 문제다.”

 

-청년 회계사들에게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청년 회계사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 신경 쓰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모든 사회초년생들이 마찬가지이겠지만, 대형 회계법인에서의 업무는 가히 살인적이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의 업무도 버거운 와중에 구조적 문제에 신경 쓰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많은 청년 회계사들의 권리가 무시당하고 이용당하고 있다. 어렵겠지만 조금만, 아주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우리가, 그리고 회계업계가 바뀔 수 있다. 본인의 소중한 시간과 자원을 희생해 청년위원회 활동에 참여해 주시는 20명의 위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모두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프로필]

▶1988년 ▶남한고등학교 ▶성균관대 글로벌경영과 ▶한국공인회계사 합격(2013년) ▶삼일회계법인 ▶사무금융노조 삼일회계법인지부 초대 지부장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 ▶청년공인회계사회장 ▶한국공인회계사회 평위원회 위원·청년부회장·청년위원회 위원장 ▶한공회 규정개정 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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