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공연계 키워드는 '불태우는 예술혼'이다. 실존 예술가는 물론 예술가 캐릭터를 중심으로 내세우는 작품들이 풍성하다. 실제 누구 못지 않게 예술에 대한 혼을 자랑하는 클래식음악 연주자, 무용수들도 있다.
◇뮤지컬 = '모차르트!'(6월10일~8월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가 돋보인다. 천재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의 음악에 대한 열정, 내적 갈등을 다룬다.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이유로 질투와 시기를 당하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예술가의 고뇌가 절로 느껴진다.
'에드거 앨런 포'(7월24일까지 장소광림아트센터 BBCH홀) 역시 실존 인물이자 19세기 최대의 독창적인 작가로 통하는 에드거 앨런 포(1809~1849)의 예술가적 고통을 그린다. 극 중에서 포 역시 그를 시기하는 그리스월드로 인해 파멸의 길을 걷는다.
◇연극 = 추상표현주의의 선구자로 통하는 마크 로스코(1903~1970)를 다룬 '레드'(7월1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자유소극장)다. 가상의 인물인 그의 조수 켄과 대화로 풀어가는 2인극이다. 로스코가 평소 생각한 예술에 대한 신념이 그가 천작한 레드처럼 강렬하게 다가온다.
안톤 체홉 원작의 국립극단 연극 '갈매기'(29일까지 명동예술극장)는 실존 인물이 등장하지 않지만 예술가 캐릭터들이 대거 나온다.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작가가 되고 싶었던 뜨레쁠례프, 유명인사에 대해 환상을 품고 있었던 배우 지망생 니나는 유명 배우이자 뜨레쁠례프의 어머니인 아르까지나, 그녀의 애인이자 유명한 작가인 뜨린고린의 비틀린 욕심과 욕망의 중력은 총에 맞은 갈매기처럼 날개 없이 추락한다.
◇클래식음악 = 여느 아티스트 못지 않은 열정의 뽐내는 거장과 신예가 예술가의 정신을 뿜어낸다. 클래식음악 축제 '2016 디토 페스티벌 – 스페셜 I 기돈 크레머 & 뤼카 드바르그'(12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협연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69)와 피아니스트 뤼카 드바르그(25)다.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G장조, 작품134 등을 협연하는 두 사람의 연주는 노련함과 자유분방함이 색다른 화음을 빚어낼 것으로 보인다.
◇무용 = 유니버설발레단의 발레 '심청'(10~1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카메오 출연하는 무용수들이 식지 않는 예술혼을 뽐낸다.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을 비롯한 서울발레시어터 김인희 단장, 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선희·전은선·강예나 등 역대 '심청'을 거쳐간 이들이다. 서곡에서 '심청'의 회상 장면을 연기하며 추억을 되새긴다.
◇기자가 미리 본 공연 추천 지수(★ 5개 만점)
뮤지컬 '모차르트!' : '나는 나는 음악' '황금별' 같은 넘버만으로도 ★★★☆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 : 설득력이 떨어지는 캐릭터·고음만 기억나는 넘버 ★★☆
연극 '레드' : 예술을 넘어 인간과 삶을 이야기 하다 ★★★★
연극 '갈매기' : 신구 앙상블의 조화·펠릭스 알렉사의 모던한 연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