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5.12.12. (금)

기타

실제와 다른 '하멜표류기' 속 한국 왕실 이미지 바로잡았다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이 1653년(효종 4년) 일본 나가사키로 항해하던 중 태풍을 만나 제주도에 표착한 후 14년간 조선의 여러 지방을 견문하고 풍속을 담은 '하멜 표류기'는 우리나라를 외국에 알린 최초의 문건이다.

166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간행돼 한국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았던 유럽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우리의 지리, 풍속, 정치, 군사, 교육 등 한국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으며 높은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철저한 유럽 중심적 묘사와 번역 과정의 오기와 누락으로 조선의 모습이 일부 과장, 왜곡됐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하멜 일행의 조선 국왕 알현장면을 담은 삽화(1668년 로테르담에서 출간된 '스티히터' 판)다. 효종의 모습을 유럽인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하멜표류기를 접한 많은 유럽인은 조선 국왕의 모습을 삽화에 나타난 대로 믿었을 것이다. 조선시대의 화려하고 웅장한 왕실문화와 궁중음악이 연주되는 아름다운 경회루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하멜이 조선에 도착했을 당시는 쇄국정책이 펼쳐지고 있었다. 효종은 "이 땅을 밟은 외국인을 다시 내보내는 것은 조선의 관습이 아니다"며 하멜 일행이 조선을 떠나는 것을 막았다고 기록돼있다. 또 효종은 옷감, 조선식 이름이 새겨진 호패, 일자리까지 마련해주며 이방인을 향한 자비로움과 관대함을 보여준 것으로 전해진다.

350년 만인 지난 11월4일 네덜란드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과 막시마 왕비의 방한을 기념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유엔세계관광기구스텝재단(UNWTO ST-EP Foundation), 한국문화재재단,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과의 공동주관으로 경복궁 경회루에서 하멜 일행이 조선의 왕 효종을 알현하는 장면을 재연하는 행사를 가졌다. 조선의 화려한 의복, 의장물, 궁중악이 경회루와 어우러진 조선의 풍부하고 다채로운 왕실 문화를 외신을 통해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

한국사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고, 한국사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기 위한 한국사경시대회가 2015년 시행된다. 국민일보와 한국대학신문은 내년에 제1회 전국한국사경시대회를 공동 개최한다.

한국사에 관심 있는 초·중·고등학생, 대학생, 일반인 모두가 참여할 수 있다. 예선은 2015년 5월16일, 본선은 10월26일로 예정됐다.

남상준 전국한국사경시대회 운영위원장은 "역사 분쟁이 국제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현상은 실제의 역사를 왜곡, 조작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역사적 가치관을 확립하기 이전에 사실을 가감 없이 중립적으로 아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향후에도 잘못 알려진 우리의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바로잡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