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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5.22. (목)

경제/기업

기술금융 대출 3조원 돌파…은행 자율 대출 급증

정부가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기술금융 대출 실적이 3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은행이 스스로 리스크를 감수하는 자율 대출 실적이 급증하는 추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술신용평가기관(TCB) 연계 대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 7월1일부터 10월말까지 4개월간 은행권의 기술신용대출 금액이 3조59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말 기술신용대출 실적이 1조8334억원이었던 것은 감안하면 한 달 사이에 기술금융 취급 규모가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대출건수도 9월말까지 3187건에 불과했으나 10월말에는 6235건까지 늘어났다.

특히 정부보증이나 정책자금 지원없이 은행이 대출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는 은행 자율 대출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지난 9월말 은행 자율대출 실적은 6995억원으로 전체 실적의 38.1%에 불과했지만, 10월말에는 1조9546억원으로 전체의 54.4%까지 급증했다. 반면 기술보증기금을 통한 보증부 대출과 정책금융공사를 통한 온렌딩 대출 등 정책금융을 통한 기술금융 비중은 같은 기간동안 61.8%에서 45.5%로 감소했다.

지난 10월 말 현재 은행별 자율 기술금융 실적은 신한은행이 487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4486억원)·기업(3475억원)·우리(3007억원)·농협(1208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국민은행(388억원)과 외환은행(690억원)은 비교적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술금융의 경우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대출을 제공하기 때문에 부실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지난 9월말 현재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1.14%로 전년 말에 비해 0.26% 포인트 뛰어올랐다.

여기에 은행이 자체적으로 기술력을 검증할 인력과 노하우가 부족한 상황에서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기술금융을 늘리면 자산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한 은행 고위 관계자는 "기술금융의 방향은 맞다고 생각하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드라이브를 걸다보면 리스크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의 또 다른 관계자도 "기술금융이 은행의 전문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역량을 갖추고 시스템과 능력을 정비해야 하는데 절대적인 대출 실적만 따지고 있어서 상당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기술금융이 은행권의 수익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기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사업이지만 은행 입장에서도 순이자마진(NIM)을 높이기 위해 고수익 금융 상품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연체율도 아직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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