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로 투병중인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기증한 군인 아들의 사연이 찬 바람속 훈훈함을 더해주고 있다.
4일 조선대병원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김모(52)씨는 3년 전 부터 알코올성 간경화로 황달·복수·토혈·간성혼수 등의 증세를 보여왔다.
상태가 점점 악화돼 병원 찾는 일이 많아진 김씨에게 남은 희망은 간이식뿐이었다. 하지만 뇌사자의 간을 이식받기에는 여의치 않은 실정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 군복무중인 김씨의 아들(육군·20)이 아버지를 위한 간 기증에 나섰으며, 다행히 병원으로부터 이식이 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자신의 병으로 어린 자식까지 입원·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있어 깊은 고민에 빠졌지만 자랑스런 아들과 의료진을 믿고 지난 10월초 수술을 결정했다.
이번 수술은 아들이 복무중인 해당 군부대의 협조와 부대원들의 수술비용을 위한 모금운동도 함께 이루뤄져 훈훈함을 더했다.
아들은 수술 9일 만에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부대에 복귀했다.
빠른 회복과 함께 퇴원을 앞둔 김씨는 "뛰어난 의료 수준, 의료진의 격려와 주변의 관심으로 새 삶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술을 집도했던 장기이식센터 최남규 교수는 "많은 사람이 간이식을 받기 위해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몰리고 있다"며 "지역에서도 생체 간이식을 위한 전문시설과 장비뿐만 아니라 우수한 의료진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