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협착 수술을 받은 지 열흘 만에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사망한 고(故) 신해철씨의 시신을 정밀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3일 사인에 대해 "복막염 등 패혈증으로 판단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최영식 서울과학수사연구소 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양천구 신월동 국과수 서울분원 대강당에서 브리핑을 열고 "횡경막이 천공되는 이유는 외상, 질병 등이 흔한 원인이지만 이번 건은 수술 부위와 인접해 발생했다"며 "부검 소견상 심낭내 깨와 같은 음식 이물질이 발견되는 등 의인성 손상 가능성이 우선 고려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1차 부검결과를 발표했다.
최초 사인으로 알려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 복막염 및 심낭염으로 인해 발생한 '패혈증'이 사망 원인이라는 게 국과수의 판단이다.
최 소장은 또 심낭 부위에서 0.3㎝ 크기의 천공 부위를 추가로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최 소장은 "횡경막 좌측 부위에서 좌측 3㎝ 떨어진 지점에서 0.3㎝ 가량의 천공 부위를 발견했다"며 "뇌는 부종이 상당히 심했고, 부정 및 허혈성 변화가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장 천공 여부는 아산병원에서 이미 시술을 통해 봉합해 확인할 수 없어 추후 병원에서 조직 슬라이드와 소장 적출구를 받아 조사하겠다"며 "검사가 끝나야 천공 원인 파악이 가능하나 사건 개요를 고려한다면 이 역시 의인성 손상에 기인한 것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가적인 검사를 실시한 후에 최종적으로 본건 의료 시술의 적정성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료 과오 및 설명 여부에 대한 판단이 추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지난달 17일 서울 송파구 S병원에서 장협착수술을 받은 뒤 수차례 복부 통증을 호소하다 지난달 27일 저녁 사망했다.
신씨의 유족은 지난달 31일 '(장협착)수술 후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S병원 측의 업무상 과실치사 가능성이 있다'며 S병원을 상대로 서울 송파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한편 경찰은 이튿날인 지난 1일 S병원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의무기록과 진료 차트 등에 대한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