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촌사람-
깡촌 무지랭이도 많다
미국에서 업스테이트(UPSTATE)라면 통상 뉴욕주 북부를 칭하는데 우리말로 하면 깡촌 정도가 될 것이다. 사실 뉴욕주라면 세계적인 대도시 뉴욕시가 있어 번화한 곳으로 여기기 쉬우나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뉴욕주의 3분의 1이 넘는 애드리론댁(Adrirondack)공원 지역은 무수히 많은 호수와 산으로 덮여 있는데 이곳을 밤에 지나면 내차 차량 불빛만 보일 뿐 사방이 그저 깜깜 절벽인 곳이다. 만약에 차가 서 버린다면 하는 무서운 생각까지 드는 곳이다.
내가 살았던 시라큐스(SYRACUSE)와 뉴욕시까지는 서울에서 부산 정도의 거리인데 나이 30이 넘어 까지 세계적인 대도시인 뉴욕시를 한번 가보지 못한 미국인도 많이 보았다.
이런 깡촌 중 어느 한 곳에 우연히 한국 학생이 애들 옷을 사주려고 가게에 들른 적이 있었는데
마침 엄마와 함께 가게에 온 5~6살 미국 꼬마애가 이 한국학생을 이상스런 눈초리로 자꾸만 흘깃흘깃 쳐다보면서 자기 엄마에게 하는 말이
"엄마, 엄마, 저기……괴물(monster) 있어”라고 소곤거리는 것을 들었더란다. 아무리 꼬마 애라 하지만 사람보고 괴물이라니...... 기도 안찰 노릇이기도 하지만, 이 백인 엄마는 한국 학생 보기가 무안하여 어쩔 줄 모르며 연신 사과를 하곤 했단다.
머리도 눈도 까맣고, 피부는 노리끼리하며, 광대뼈가 튀어 나온 동양인을, 세상에 태어나 온통 노란 머리, 푸른 눈, 하얀 피부만 보고 큰 이 미국 아이에게는 괴물로 보였던 것이다.
시골에서 자란 미국 고등학생이 뉴저지주에 한번 들른 적이 있었는데 자기 집에 전화를 못했더란다. 시외전화 할 때 사용하는 지역번호라는 것을 몰라서 말이다.
뉴욕주라는 곳도 이런, 즉 농촌 지역인 중부지역은 물론 여타주는 어떨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대도시 위주로 미국이라는 곳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을 모르고 미국인을 대하기 쉬운데, 깡촌에서 무지랭이 같이 살고 있는 미국인도 많다는 것을 같이 알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