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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5.22. (목)

관세

관세청, 3조원대 허위수출입 혐의 기업 임직원 구속

불법으로 외형키운 후 사기대출받아 446억원 재산국외도피 혐의

(주)모뉴엘이 허위로 수출입을 반복하는 등 외형을 키운 후 이를 바탕으로 사기대출을 받아 446억원의 재산을 국외에 도피한 혐의로 회사 대표 및 관련 임직원이 세관에 대거 구속됐다.

 

이들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발생시킨 무역거래만 3조2천억원대에 달하며, 국내 은행으로부터는 이같은 무역실적을 근거로 수백억원대의 사기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본부세관(세관장·정재열)은 31일 매출액 1조2천억원대의 무늬만 벤처기업인 (주)모뉴엘이 상품가치 없는 홈씨어터PC케이스(이하 HTPC)의 수출가격을 부풀리거나, 실물 이동 없이 자체 조작한 허위매출 서류만으로 위장수출한 혐의를 포착 관련자를 검거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주)모뉴엘은 지난 09년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총 3천300여회에 걸쳐 HTPC 120만대를 3조2천억 상당의 정상제품인양 허위수출한 혐의와 함께, 466억원을 재산국외 도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세관은 현재 모뉴엘 그룹 회장인 박 씨(남·52세)를 비롯해, 부사장 신 씨(남·49세), 재무이사 강 씨(남·42세) 등 3명을 관세법 및 외국환거래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재산국외도피) 혐의로 구속하고, 범죄에 가담한 자금팀장 박 씨 등 관련자 13명을 불구속 조사중이다.

 

이들이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범죄금액들로는 △재산국외도피-446억원 △자금세탁-120억원 △수출입가격조작- 864억원 △허위수출-1조2천292억원 △불법예금거래- 2조8천129억원 등이다.

 

서울세관이 밝혀낸 (주)모뉴엘의 범죄혐의로는 대당 8천원에서 2만원으로 조사된 HTPC를 120배인 미화 2천350불로 반복허위수출(판매)한 뒤, 은행에는 허위수출채권을 매각해 자금을 유용하다가 대출만기가 도래하면 다시 위장수출입을 반복해 대출을 상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실제 선적되기도 전에 허위의 선하증권을 발행해 은행에 제출했으며, 실제 가공공장이 있는 것처럼 홍콩에 100만불을 투입해 창고 및 위장조립공장까지 마련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홍콩내에서 실물 이동없이 허위의 내륙운송장을 만들어 은행에 제출하는 등 허위매출의 76%를 해외에서 발생시켜 관계당국의 감시망을 최대한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수법으로 3조2천억원대의 허위수출실적을 쌓은데 이어, 자회사인 코스닥 상장기업 잘만테크를 통해서도 미화 8천800만불을 위장수출했다.

 

3조원대에 달하는 무역실적을 근거로 국내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을 자신들이 관리하는 홍콩 페이퍼컴퍼니 계좌에 송금한 후, 이 가운데 446억원을 수출채권 매각 대출자금 상황에 사용하지 않고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국외도피한 446억원의 용처를 수사한 결과 브로커 로비자금 및 현지대여에 239억원, 차명을 이용한 자금세탁후 국내 재반입에 120억원, 미국 캘리포니아소재 가족용 주택 구입 10억원, 그룹 대표인 박 씨가 관리하는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중국공장인수 23억원 등이 사용됐다.

 

국내 반입된 120억원 또한 그룹 대표 박 씨가 도박과 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는 국내반입한 120억원과 회사로부터 차입한 64억원 등 184억원 가운데, 40억원을 도박자금으로, 16억원은 제주도 개인별장을 구입하고, 44억원은 처 명의로 주식과 커피숍 및 연예기획사에 투자했다.

 

또한 39억원은 신용카드 대금 및 가족생활비로, 25억원은 개인채무변제 및 대여 등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세관 관계자는 “이번 범죄가 적발되지 않고 계속해 이어졌을 경우 대출채권 미회수에 따른 금융권 피해는 지금보다 매우 큰 초대형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우려했다.

 

서울세관은 유사범죄를 사전에 적발하기 위해 수출입실적 및 외환거래 등을 정밀분석하는 등 모니터링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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