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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5.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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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성 청소년 10명 중 7명 "알바 도중 성희롱 당해도 참고 일해"

서울에 사는 여성 청소년 가운데 아르바이트 도중 성희롱을 경험한 10명 중 7명은 이를 참고 계속 일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이런 내용이 담긴 '서울시 청소년 아르바이트 실태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조사는 현재 아르바이트 중이거나 최근 1년간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서울 거주 여성 청소년 544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24일부터 8월1일까지 했다. ▲근로환경 실태 ▲부당행위 경험 실태 ▲아르바이트에 대한 본인의 인식 ▲아르바이트 관련 법·제도 인지도와 정책방안에 대한 욕구 등에 대해 온라인 조사와 조사원을 통한 일대일 면접으로 이뤄졌다.

'10대 여성이라 (아르바이트가) 더 힘들다고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약 절반이 '있다'고 답했다.

주된 요인으로는 ▲남성보다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움(57.2%) ▲(성)폭력·폭언 위험(39.9%) ▲감정노동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음(34.3%) ▲외모·복장관리 등에 대한 요구가 강함(33.6%) 등을 꼽았다.

이중 성희롱을 경험했다는 피해 유형은 외모나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해 지나친 농담(55.6%), 음란한 농담이나 상스러운 이야기(48.1%), 어깨를 감싸는 등의 가벼운 신체접촉(33.3%), 가슴이나 엉덩이를 더듬는 등 노골적인 신체접촉(22.2%) 등으로 언어적 성희롱 피해 비율이 높았다.

성희롱을 당했을 때 대처방법으로는 '참고 계속 일했다'(70.4%)가 가장 많았다. '일을 그만뒀다'(29.6%), '개인적으로 상대방에게 항의했다'(18.5%), '친구나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3.7%) 등이 뒤따랐다.

또 서울에 거주 중인 여성 청소년의 아르바이트 평균 시급은 5126원으로 올해 최저임금 5210원보다 84원 더 적게 받고 있었다. 응답자 2명 중 1명(48.3%)은 최저임금 이하로 받고 있었다.

업종별로는 커피전문점(3917원)의 평균 시급이 가장 낮았다. 이어 패스트푸드점(4926원), 편의점(4993원), 웨딩 및 뷔페(5090원) 순으로 여성 청소년들이 많이 종사하는 업종의 시급이 최저임금보다 낮았다.

부당행위 경험 실태 조사 결과, 절반이 넘는(55.1%) 여성 청소년들이 근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일을 했다.

10명 중 2명은 급여를 제때 받지 못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경험했음에도 대부분 대응하지 않은 채 참고 일하거나 그만두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이 경험한 부당대우는 급여지연(18.2%)이었다. 이어 수습사원 명목의 최저임금 미달 지급(16.5%), 초과수당 미지급(15.3%) 등이다.

이밖에 여성 청소년 10명 중 7명은 감정노동을 경험했다. 이 중 38.8%는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생각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 청소년들이 많이 종사하는 패스트푸드점, 커피전문점, 웨딩홀 및 뷔페 등에서 감정노동 경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아르바이트 여성 청소년들을 위해 제일 필요한 정책에 대해서는 '건전한 일자리 제공'(45.0%)을 들었다. '부당한 대우를 한 고용주에 대한 엄격한 처벌'(16.7%), '정부가 직접 아르바이트 정보 제공과 알선'(10.7%), ' 안심 알바 모니터링 운영'(6.3%) 순으로 응답했다.

이숙진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는 "아르바이트 여성 청소년은 10대이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더 낮은 임금과 부당한 대우를 받는 실정"이라며 "이번 실태조사를 정확히 분석해 여성 청소년들이 일터에서 차별받지 않고 정당한 임금과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현실적인 지원 정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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