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46)은 파격의 아이콘이었다.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밴드 '무한궤도' 보컬로 대상을 받으면서 데뷔한 신해철은 밴드 해체 후 1990년 정규 1집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로 솔로 데뷔, 동명의 히트곡을 냈다.
이후 1991년 2집 '마이 셀프(Myself)부터 다양한 음악적인 실험을 선보였다. '마이 셀프'는 대한민국 최초의 미디 음반으로 통한다.
두 번째 솔로 앨범 활동 이후 신해철은 밴드 '넥스트'를 결성, 1992년 1집 '홈(HOME)'을 발표했다. 이후 '넥스트'는 '더 리턴 오브 넥스트 파트 1: 더 비잉(The Return of N.EX.T Part 1: The Being)' '더 리턴 오브 넥스트 파트 2: 월드(The Return of N.EX.T Part 2: World)' '라젠카 - 어 스페이스 록 오페라(Lazenca - A Space Rock Opera)' 등의 정규 앨범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한국을 대표하는 밴드로 자리매김했다.
1997년 '넥스트' 활동을 잠정 중단한 신해철은 영국으로 음악유학을 떠났다. 이후 넥스트 후반기 '크롬'이라는 이름으로 신곡과 기존 발표작 중 일부를 테크노 장르로 재편곡해 완성한 솔로 앨범 '크롬'스 테크노 워크스(Crom's Techno Works)'를 발표했다. 프로젝트 그룹 '모노크롬', 밴드 '비트겐슈타인' 등으로 넥스트 때와는 전혀 다른 음악을 선보이기도 했다.
2004년 새로운 라인업으로 넥스트를 재결성, 넥스트 정규 5집 '더 리턴 오브 넥스트 파트3(The Return of N.E.X.T Part 3): 개한민국'을 발표하며 넥스트를 이었다. 이후 넥스트는 5.5집 '리게임(Regame?)', 6집 '666 스릴로지(Trilogy)' 등을 선보였다.
지난 4월 7년 반 만에 솔로 미니 앨범 '리부트 마이셀프(Reboot Myself)'를 발표, 음악 활동을 재개했다. 선공개곡 '아따(A.D.D.a)'는 원맨 아카펠라곡으로 신해철의 여전한 실험 정신을 확인했다. 지난 22일 심장 이상으로 쓰러지기 전 그는 '넥스트'로의 컴백 활동과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준비 중이었다.
유쾌한 농담을 건네는 입담가이자 사회적인 이슈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능변가였다. 라디오프로그램 '고스트스테이션' '고스트네이션' 등을 진행하며 '마왕'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각종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 '간통죄 반대 및 폐지' '대마초 비범죄화 주장'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한 주장을 폈다.
2002년 9월 미스코리아 출신 회사원인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다. 이후 아내가 암 투병 중일 때 결혼한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받았다. 아내와 두 아이를 안았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트위터에 마지막으로 남긴 마지막 말은 '다요트 3주간 1차 프로그램 종료'다. 그는 이를 대신할 말을 과거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적이 있다.
'결혼 전 자살 충동의 경향이 굉장히 센 편이어서 조절하는 훈련이나 치료를 받았는데 아이들이 생기고부터는 너무 행복해서 저절로 치유됐다.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남편이 되고 싶고 당신의 아들, 엄마, 오빠, 강아지 그 무엇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앞서 신해철은 지난 22일 심장 이상으로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다 이날 오후 8시 20분께 세상을 떠났다. 소속사는 "신해철이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저산소 허혈성 뇌 손상으로 사망했다"고 알렸다.
'그대에게'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나에게 쓰는 편지' '일상으로의 초대' '내 마음 깊은 곳에 너' '재즈카페' '날아라 병아리' '히어 아이 스탠드 포유(Here I Stand For You)' '절망에 관하여' '해에게서 소년에게' '인형의 기사'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많은 히트곡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