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근무하던 비연고(非緣故) 출신 고위공직자들이 전라도로 전보 발령이 나면 울면서 내려 온다고들 한다.
옛부터 전라도가 낙후된 오지(奧地)로 섬(島嶼)지역이 많아 충신들을 유배보낼 때 전라도로 낙향시켰던 유례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공직자들이 임기를 마치고 전라도를 떠날 때면 또다시 울고 떠나게 돼 두번 운다고 한다.
이는 본인들이 기관장으로 복무하면서 후덕한 전라도 인심과 오염되지 않은 자연 풍광, 맛갈스런 음식, 아름다운 남도의 정취에 흠뻑 빠져 情이 들었기 때문이다.
광주청장으로 37대 李明來(現 서안주정 사장) 前 지방청장에 이어 지난 4월 김기주 광주청장이 취임했다. 이 두분은 강원도가 고향으로 같은 학교를 졸업하고 국세청 감사관을 거쳐, 전라도 지방의 국세청 수장으로 똑같이 부임했다.
이 분들은 국세청이 국세행정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연고가 없는 곳에 배치하는 '향피제도'에 따라 광주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이명래 前 광주청장은 재임기간 동안 끈끈한 조직력과 후한 전라도 인심, 4계절이 뚜렷한 농어촌 들녁과 다도해 풍경 등 짧은 기간이었지만 광주에서 근무했던 순간들을 잊을 수 없다고 지난날의 아름다운 추억들을 회고했다.
김기주 광주국세청장은 취임일성으로 "문화와 충절, 예향의 고향인 전라도 지역의 국세 수장으로 근무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납세자들에게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과 조직을 위해 몸을 던져가며 열심히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청장은 이 지역에 연고가 없어 승진·전보인사시 학연·지연·혈연 등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공평한 인사를 단행해 직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8개월을 맞은 김 청장은 이같은 약속을 하나하나 지켜나가고 있다.
지난 10월에 열린 국회 기획재정부 광주청 국정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한결같이 김 광주청장의 국민신뢰도 향상 및 전국 최초로 시행한 전화의견진술제도 등 세정운영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광주청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최일선에서 조류독감 봉사활동 등 발품을 팔고 있는 김기주 청장은 휴가때 강원도 고향을 찾아 강원호남향우회 간부들을 초청, 만찬을 함께 하며 객지에서 보람된 삶을 위해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호남인들을 격려했다.
김 청장은 광주청장으로 근무하면서 호남사람들의 후한 대접에 작은 마음의 성의를 표하기 위해 강원호남향우회를 찾았다는 것이다.
강원도 명주가 고향인 김 청장은 휴일이면 가족과 함께 남도 예향의 고장에서 섬기는 세정을 실천하기 위해 지역의 유적지는 물론, 풍물 5일시장 등 산과 바다를 찾아 전라도의 정취를 흠뻑 느끼며, 보람된 공직생활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