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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7. (금)

남과 북, 모범생과 문제아

얼마전 미국이 20년 동안 고정 멤버였던 북한을  테러지원국(State Sponsors of Terrorrism) 명단에서 해제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어리둥절했다.

 

이렇게 블랙리스트에서 북한을 제외한 것은 북한의 행태(Behavior)가 크게 달라지고 그 들의 핵무기 등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및 전세계 평화의 위협요소가 해소된데 따른 것인지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해당사국인 일본도 이견(일본인 납치문제)이 있었다지만, 우리 대한민국(남한)과의 겹겹히 쌓인 그 많은 테러사건들, '83년 10월 미얀마(버마) 아웅산 폭탄테러, '87년 11월 대한항공 858기의 폭파로 115명 승객과 승무원들이 흔적도 없이 희생된 사건(이로서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름)등. 그 후에도 크고 작은 사건들과 얼마전 금강산에서 무고한 관광객을 사살한 폭거 등은 다 어찌하고 여기까지 이르게 됐는지?

 

결국 이것은 무역과 금융 등 견고한 경제적 족쇄에 몰려서 여러가지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했던 북한을 달래고 협상테이블로 나오게 하려는  미국의  외교적 타결방안으로서,  협상의 달인(達人) 힐(Hill)차관보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우리 한반도의 문제로서 그동안의 양쪽의 경제지표(살림살이)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남한)가 최초로 경제개발 5개년을 시작하던 '61년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저쪽이 우리의 2배 이상(남한 82불대, 북한195불)이었으니 벌써 1950년대에 남한보다  휠씬 풍부했던 전력 천연자원을 활용해 경제개발을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1·2차경제개발계획이 실효를 거두면서 '70년에 252불 대 230불을 기록해  남한이 앞서가기 시작했는데 '79년(경제개발을 주도하던 박정희 대통령 사망시)에는 1천640불(남한) 대 1천114불(북한)로 격차가 벌어지게 됐으니 그 18년동안 남한은 20배, 북한은 약 5.5배의 성장을 보인 것이다.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북한도 성장을 해온 것이었으나 그후 북한은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해 2006년에는 남한이 일인당 국민소득(GNI)이  1만8천400불인데 북한은 17년 전의 그대로인 불과 1천108불(1천500불까지 추산하는 통계도 있음)이라고 하니 전체적인 국부(GDP)로 남한이 9천억불에 이르는데 북한은 260억불에서 350억불 정도라고 하면 남한이 30배(중간 수치로)에 이르는 경제력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런 경제규모 속에서도 북한은 군비 확장을 계속해서 군사방위비의 비중(GDP 대비)이 30%에 근접( 우리나라 평균 3% 내외,일반국가들 2∼5%)하면서 국민들의 생활수준은 더욱 비참해져서 90년대에 수백만의 아사자(餓死者)가 발생하고 지금도 국민의 3분의 2가 하루 두끼의 식사로 견뎌야 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한줌의 집권층과 군부지도자들은 미사일과  전술용 핵무기 등으로 아슬아슬한 외교놀음을 계속해 왔던  것이다.

 

마치 등치도 작고 힘도 없으면서 여러가지 면에서 휠씬  능력이 있는 동료들에게 비겁한 방법과 정당치 못한 매너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려 하고, 등 뒤에 위험한 무기를 숨기고 불리하면 이걸로 한바탕 할꺼야 하는 식으로 엄포을 하는 격이니 주위에서 보면 가관이지만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귀찮아서, 그리고 혹시 소란이 커질까 달래고  있는 모양이다

 

이번 테러지원국 해제는 바로 이런 문제아 타이틀을 벗겨내고 이제 모범생 대열에 들어와서 잘 하면 여러가지 혜택을 주겠다는 달래기와 격려의 차원이라는 것을 이해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이해당사국들과 (六者會談 등에서)늘 보조를 잘 맞추고 있는 우리나라같은  모범생은 뭔가  씁쓸한 뒤끝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지난 10년간의 대북 (햇볕)정책이  그렇게 많이 퍼주고도 북한이 행태(버릇)가 여전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으므로 이제 뭔가 새로운  남북관계를 정립하려던 새 정부로서는 섭섭함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북한이 이후로는 과연 핵불능화 조치 등으로 위험한 무기들을 버리고 착하고 순한 모범국가가 될 것인가?

 

지금까지의 과정과 행태로 보아서는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특히 저들의 살림살이가 저렇게 비교가 안되게 열악하니 지금 당장은 국제질서에 순응하는 척 하더라도, 언젠가 다시 계산이 안맞으면 어딘가에 숨겨둔 위험한 무기들을 다시 꺼내들고  떼를 쓸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력(GDP)으로 남한의 30분의 1, 다시 미국과는 약 500분의 1에 해당될  아주 작은 나라이니 착실하고 말 잘듣는 순한 양이 돼 버리면 국제사회에서  아예 무시당하고 미국의 차관보가 아니라 담당 과장도 상대하지 않을 정도라고 생각하는 자격지심과 다급함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남한)은 어떤 당사국보다 바로 코를 맞댄 입장에서 여러가지를 겪어야 할 터이므로 늘 심각한 상황들이다. 단기적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저들의 테러(99%가 남한을 상대)와 도발에 대비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통일을 준비하는 현실적인 대안들이 긴요하다.

 

언젠가는 저 휴전선으로 탱크와 군대만이 아니라 10배, 20배 못살고 굶주린 수백만의 북한 주민들이 물밀듯이 내려오는 상황도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이 시점에서 저들이 그 동안에 힘들게 이룩한 남북한의 비핵화선언 등의 합의사항를 준수하는 모범생이 되어, 양쪽의 실정에 맞게 함께 하는  바람직한 생존과 밝은 미래를  염원하는  마음이다.

 

※본면의 외부기고는 本紙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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