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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30. (월)

경력직원을 채용하지 말자?

"(직원을 뽑는)세무사가 구직자를 면접하는 것이 아니라, 세무사가 구직자에게 면접당하고 있는 꼴이다."

 

"앞으로 2∼3년간 경력직원은 채용하지 말고, 신규직원만 채용해 교육시키자."

 

서울지방세무사회가 지난 23일 서울시내 24개 지역세무사회장에게 선임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지역세무사회장들이 세무사사무소의 경력직원 수급문제를 지적하며 토해낸 발언들이다.

 

이날 일부 지역세무사회장들은 경력직원들의 이직에 대해 조금 과격하다 싶을 정도의 표현을 써가며 불신감과 불쾌감을 표출했다.

 

사실 세무사사무소의 경력직원 수급문제는 최근에 불쑥 불거진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 온 세무사계의 대표적인 고민거리다.

 

몇년전만 해도 일부 경력직원의 '경력 부풀리기'가 문제시됐는데 지금은 세무회계 경력 1년차 미만의 직원도 쉽사리 구하기 어렵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이날 모임에서는 "구직자가 입사를 결정해 세무사에게 통보하는 형식이다" "경력직원은 사무소를 한번 옮기면서 연봉을 500∼600만원 정도씩 올린다" "세무회계 초보자만 몇년간 계속해서 교육시켜 배출시키자" "D社의 인터넷 홈페이지 구직난도 없애야 한다" "국세청에 근무하다 나온 분들이 경력직원을 많이 찾는다" 등등 거침없는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심지어 "직원 스스로 세무사사무소를 그만둬 놓고도 마치 해고된 것처럼 꾸며 실업급여를 받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였다.

 

한국세무사회도 세무사들의 이같은 여론을 의식해 내달 1일부터는 세무사회 홈페이지상에서 경력직원 구인을 할 수 없도록 조치한다고 한다.

 

물론 세무사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일부 직원들이)갑자기 일방적으로 전직을 통보하듯 한다거나, 전직하면서 수임거래처를 가지고 간다거나, 경력에 걸맞지 않는 연봉을 요구하는' 등등의 불만도 충분히 이해는 간다.

 

그러나 이 문제가 전적으로 직원들에게만 책임이 있는지, 그리고 해결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제재(制裁)' 성격의 방안을 모색하려는 것은 곰곰이 생각해볼 문제다. 왜냐하면 상호 불신과 불소통만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세무회계 전산프로그램이 진화를 거듭할수록 그만큼 경력직원의 수요는 줄어들 것이다. 매사 세무사들이 업무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과세관청의 자질구레한 과세자료 관련 업무가 요즘에는 세무사사무소로 다 옮겨 왔다"는 세무사계 일각의 의견도 경력직원 수급문제의 해법을 찾는데 있어 쉽게 흘려버릴 대목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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