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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5. (수)

[사설]"가장 무서운 곳이 국세청이다"의 위험성

"기업 입장에서는 가장 어렵고 무서운 곳이 국세청이다. 왜냐하면 검찰은 죄를 짓지 않으면 불려갈 이유가 없는데 국세청은 탈세를 하지 않고 죄를 짓지 않아도 조사를 나오고 또 성실하게 납세한 사람이 더 괴로움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6일 국세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강만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위 간사는 "물론 요즘은 많이 달라졌겠지만"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강한 어조로 국세청 세무조사를 비판하면서 혁신을 주문했다.

 

인수위의 세무조사에 대한 이같은 시각은 각기 처한 입장이나 위치에 따라 받아들이는 감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세무조사'라고 하는 특수한 공권력 집행에 대해 인수위가 지적한 것처럼 부정적 논리로 재단할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세무조사받는 상황을 기분좋게 받아들일 리 없고, 조사자 입장에서는 탈세에 대해 하나라도 더 캐내야 하는 양극된 상황 중 어느 한쪽의 입장만을 편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인수위의 세무조사에 대한 발언부분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친(親) 기업세무행정을 독려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백분 이해한다 하더라도, 자칫 세무조사 공권(公權)에 심대한 상처를 줄 수 있다.

 

친 기업세무행정의 근간은 어떠한 경우에도 '성실한 납세'를 바탕에 두고 성립되는 것이지, 탈세기업까지 '친 기업'이라는 정책목표로 인해 감싸질 수는 없는 것이다.

 

기업이 세무행정에 대해 일정 수준 긴장감과 불편을 갖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쩔 수 없는 인과관계다.

 

세무행정의 중추기능인 세무조사가 일방적으로 매도되거나, 예전 것은 모두 악(惡)인 것처럼 오해될 수 있는 표현은 옳지 않다.

 

"성실한 납세자가 더 괴로움을 당한다"는 말의 의미가 탈세기업의 호신(護身)으로 쓰여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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