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윤상복 타입 세무회계 대표세무사
거래처 절반 이상이 스타트업,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
글로벌 진출 스타트업에 크로스보더 세무조언 차별화
세무업무 자동화 소프트웨어 직접 개발로 서비스 고도화
IT기술 활용한 세무서비스 품질·접근성 향상에 높은 관심
서울지방세무사회가 국제조세 분야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잰걸음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밸류체인(가치사슬) 강화다.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조세전문가로서 업무영역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그 선봉에 서울지방세무사회 국제협력위원회가 있다.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해외 사정에 밝고 언어가 능통한 젊은 세무사들이 합류해 혁신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AI시대에 세무업계의 기술적인 변화와 발전에 기여하면서 고객들에게 더욱 가치 있는 세무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국내외 스타트업에게 최적화된 세무서비스를 제공해 본질적인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습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은평구 타입 세무회계 사무실에서 만난 윤상복 세무사는 “외롭고 힘든 길을 걸어가는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세무사로서 든든하게 같이 가보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상복 세무사는 ‘스타트업 전문 세무사’를 표방한다. 실제로 거래처의 절반 이상이 스타트업일 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스타트업 관련 세무경험을 자랑한다. “‘타입(TAIP) 세무회계’로 이름을 지은 것도 AI에서 출발했다”는 말로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인터뷰 내내 스타트업·테크기업·AI업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낸 그는 동반자로서 밀도 높은 세무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포부다.
“불안감, 압박감, 두려움 등을 홀로 견뎌야 하는 창업가들이 비전을 향해 걸어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그는 “회사 설립 초창기부터 함께 빠르게 키워 나가는 경험을 많이 쌓아보고 싶다. 나중에 5~10년이 지난 뒤에 크게 성장한 회사를 보며 내가 초기에 세무를 지원했던 곳이었다고 추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는 2023년 ‘타입(TAIP) 세무회계’를 개업한 57기 세무사다. 양도, 상속·증여 등 재산제세 분야를 주로 다루고 있는 배우자인 여은재 세무사와 함께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직접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설 정도로 다재다능한 그는 한국세무사회 AI세무사 혁신TF, 서울지방세무사회 국제협력위원회 등 다방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윤상복 세무사를 지난달 30일 서울 은평구 타입세무회계 사무실에서 만나 미래에 대한 값진 설계를 들어봤다.
-지난번 한국세무사회 세미나에서 ’AI세무사 활용 방안’을 발표했는데, AI에 대해 관심이 많은가?
"저희 사무실 상호인 타입(TAIP)이라는 이름도 AI에서 출발했다. TAIP은 Tax Artificial Intelligent Professionals에서 시작됐다. 제 관심은 기술로써의 깊숙한 깊이의 'AI'에도 있지만, 이 기술을 세무 업계로 가져와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얕은 단계에서의 AI 활용에 있다. 이를 활용해 세무서비스의 품질, 접근성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다. 세무업무는 정해진 법령에 따라 반복적이고 규칙 기반의 업무가 많은 특성이 있어 AI의 활용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 중요한 것은 AI를 활용해서 세무사들이 고부가가치 컨설팅, 다양한 재산제세 업무 등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선도하고 기여하기 위해 아주 오래전부터 AI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세무사회 'AI세무사 혁신 TF'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세무사회에서 AI시대의 다양한 변화에 대응하려면 세무와 기술 모두를 이해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AI는 피할 수 없는 변화의 파도다. AI라는 변화의 흐름을 각 세무사들의 사업에 '더하기' 할지, '곱하기' 할지, 혹은 세무사업에 AI는 필요없어라며 '빼기' 할지는 각 세무사들의 결정이다. 세무사 직역이 AI를 곱하기(세무사XAI) 해서 수용하고 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고, 이에 대한 논의에 함께 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 특히 IT, AI에 전문성 있는 청년세무사로서 세무사가 직면할 AI 시대의 환경을 준비하는데 기여하고 싶었고, 또한 AI가 직업을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보다는 AI와 세무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성에 대해 대화하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 AI를 단순히 활용하는 것 이전에 규제, 발전 방향, 활용사례 공유 등 또한 적극 공유하고 싶었다."
-AI가 세무사 업무를 잠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이러한 우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AI가 세무사 업무 일부를 함께 하고 대체할 것이지만, 세무사라는 직역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복잡한 상황 판단을 기반으로 한 조언, 컨설팅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불투명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AI를 잘 활용하는 세무사가, AI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 세무사에 비해 훨씬 더 큰 경쟁력을 갖는 시점은 올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관심과 경험을 개개인 세무사들이 축적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AI기술 발전으로 이제는 세금신고 정도는 거의 완벽할 정도로 지원한다. 특히 국세청은 미리채움, 모두채움으로 자동신고서비스를 제공한다. AI 세금신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세청에서 미리채움, 모두채움 등 자동신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서비스들은 납세자들의 어렵고 복잡한 세무에 대한 편의성을 크게 개선해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동화된 시스템은 ‘표준화된’ 상황에 최적화돼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복잡한 소득구조, 다양한 공제감면, 깊은 사실관계 판단이 필요한 표준에서 떨어진 예외적인 상황들을 직면하게 된다. 이런 경우, AI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더해 세무사들의 경험, 직관, 판단력 등에 기반한 해석은 여전히 필요하고 중요하다.
또한 국세청에서 AI로 신고한 납세자들 중 오류가 발생하거나 정확한 세법 적용을 위해 납세자의 신고내역을 올바르게 바로잡아 줘야 하는 수요가 발생할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해 국세청이 가진 세법적 경험과 데이터가 방대하지만 수평적으로 넓은 데이터를 가진다면, 세무사는 납세자 개개인과 직접 소통하고, 단순 세금 신고 외에도 고객의 재무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하여 다양한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
즉 국세청이 수평적으로 넓은 측면의 정보와 데이터를 갖고 있다면, 각 세무사는 수직적으로 개인 맞춤화돼 있고 고객별 정보와 데이터, 그리고 소통하며 신뢰를 갖고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대체되지 않은 혹은 대체할 수 없는 경험과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돼 나갈 것이라 생각한다."
-신고 및 환급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세무플랫폼이 많다. 이것도 AI기술에서 파생된 결과물인데, 플랫폼 서비스가 점점 광범위해지고 있다.
"민간 세무플랫폼들이 많다. 국세청에서도 '원클릭' 서비스를 출시했고, 최근 세무사회에서도 '국민의 세무사' 앱을 런칭했다. '플랫폼'이라는 단어는 외형적인 형태를 의미할 뿐, 그 본질은 IT기술의 발전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납세자의 정보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수집하고, 계산하고, 세금을 계산하며 일부분 추론하며 판단하고 계산해 신고한다. 자세히 보면, 이것은 세무사가 하는 업무이다. 즉, 기존 세무사가 하던 표준적이고 통상적인 업무들 중 일부를 조금씩 조금씩 플랫폼이라는 이름의 IT 서비스들이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AI기술 발전방향, 속도 그리고 세무사들의 업무 접목 역량에 따라서 세무사들이 특정 플랫폼에 소속돼 해당 플랫폼에 종속되고 활용해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지, 각 세무사가 고유한 능력과 역량을 지닌 각자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지 달라질 것이다. 기술은 생각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플랫폼들도 지금처럼 환급, 경정청구, 간단한 계산을 넘어 앞으로는 기존의 업무를 조금씩 대체해 나갈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 세무사의 AI 활용능력이 중요할 것이다."
-서울지방세무사회 국제협력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제협력위원회는 해외 사정에 밝고 외국어에 능통한 젊은 세무사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 참여하게 된 이유는?
"어린 시절 유학을 다녀온 덕분에 영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해외 진출을 꿈꾸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이 직면할 수 있는 국제조세에 대해 전문적인 조언을 제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국제협력위원회에서 국제적인 세무동향, 사례, 해외진출 케이스 등에 다양한 경험과 강점을 가진 세무사들과 교류하기 위해서 참여하게 됐다. 이러한 교류와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세무서비스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AI 관련 내용들은 영어로 된 정보들이 볼거리, 들을거리, 읽을거리들이 많고 풍부하다. 이러한 정보들을 다른 세무사들과도 공유하고 싶다."
-세무업무 자동화 소프트웨어 개발자이기도 하다. 그간 어떤 소프트웨어들을 개발했나?
"현재 타입 세무회계 공식 홈페이지(www.taip.kr)를 통해 고객에게 편리한 종합소득세 신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는 전화, 방문신청 또는 구글폼, 네이버폼 등을 통해 종합소득세 신청을 하고 무작정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홈페이지에서 카카오 로그인만 하고 종합소득세 신고를 신청하면 카카오톡 알림톡으로 접수 완료를 안내한다. 간편하게 접수만 하면 담당 세무사가 배정돼 수임동의부터 신고·납부까지 간편하게 종합소득세 신고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고객은 언제든지 본인의 진행상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고 담당자와 소통할 수 있다. 배달앱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배송 진행상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고객이 세무처리 진행사항을 실시간으로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회계학과 출신으로 컴퓨터사이언스나 공학 전공자가 아니지만 구글, 유튜브, 책, 해외 커뮤니티, 소프트웨어 개발 스터디 등에 참여해서 개발자들과 소통하며 소프트웨어 개발을 배울 수 있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시작한 계기는 고객인 납세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안정적이고, 믿을 수 있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 고객에게 균등하게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해답을 소프트웨어에서 찾았다. 동일한 결과를 전달하더라도, 더욱 빠르게, 더욱 정확하게 하고 싶었다. 쿠팡이나 컬리에서 새벽배송을 하는 것과 유사하다. 택배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지만, 새벽배송은 없었다. 세무서비스도 항상 있어온 전통적인 서비스이지만, 더 빠르고 정확하게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새로운 차원의 고객 경험과 만족을 제공할 수 있다."
-윤상복 세무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소개한다면.
"조세전문가인 세무사로 고객에게 세무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항상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나은 만족감을 제공하기 위해 밤낮없이 고민하고 생각한다. 또한 최신 IT기술 도입으로 고객에게 가치 제공, AI 서비스 적극 활용,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전문성,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 젊고 전문성 있는 서비스가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윤상복 세무사는 “스타트업들은 기존에 있던 업체들의 사업구조를 따르기보다 독창적인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어 세무처리에 전문성이나 경험이 있어야 된다"고 귀띔하고 "한국을 넘어 글로벌로 진출하는 스타트업들이 직면할 수 있는 크로스보더(Cross-Border) 세무조언 등을 통해 해외로 진출하는 스타트업들에게도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