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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7.19. (금)

내국세

"황금비자 국적세탁에 해외원정 성형의사까지"…국세청 역외탈세 41명 조사 착수

국적 바꾸거나 법인명의 위장한 신분세탁자 11명

용역대가 가상자산으로 받아 수익 은닉한 코인개발업체 9명

해외원정진료‧해외현지법인 통해 이익 탈세 13명

국내 자산 국외로 무상 이전한 다국적기업 8명

 

정재수 조사국장 "국부 유출한 역외탈세자 엄정 대응"

 

 

내국인이면서도 국적세탁을 통해 외국인으로 둔갑 후 국외 재산을 빼돌리거나, 가상자산을 이용해 해외 용역대가를 빼돌린 역외탈세 혐의자 41명에 대해 국세청 세무조사가 전격 착수된다.

 

세무조사 대상에 오른 역외탈세 혐의자 가운데는 해외 원정진료로 벌어들인 소득을 탈루하거나, 국내 핵심자산을 무상으로 이전한 사례도 드러나는 등 반사회적 역외탈세를 통해 재원을 국외로 유출한 이들이 세무조사 선상에 올랐다.

 

이와관련, 국세청은 최근 2년간 역외탈세 혐의자를 대상으로 3번에 걸쳐 전국 동시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등 국부를 유출한 역외탈세자에 대해 적극 대응 중이나, 세법 전문가의 조력과 가상자산 등 첨단기술의 등장으로 역외탈세 수법 또한 갈수록 지능화·고도화되고 있다.

 

국세청이 2일 밝힌 역외탈세 세무조사 유형에 따르면, 국적을 바꾸거나 법인 명의를 위장한 신분세탁으로 역외탈세 한 11명이 이번 세무조사 대상에 올라, 미신고 해외 수익에 대한 국세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이름과 주민등록 등 흔적을 지우고 외국인으로 국적을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국적변경으로 해외 자산 및 계좌의 소유주가 외국인 명의로 바뀌는 경우 국세청이 국가 간 정보교환 등을 통해 해외자산 및 수익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점을 교묘하게 악용했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일정 금액 이상을 현지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시민권을 주는 황금비자를 이용해 조세회피처의 국적을 취득한 후 국내 재입국해 숨겨둔 재산으로 호화생활을 영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국내 법인이 직접 해외 고객과 거래하는 등 사업활동의 중요한 부분을 관리 중임에도 외관상 특수관계자 및 외국 법인 명의로 계약하면서 국내로 귀속될 소득을 해외에 은닉한 혐의가 추가로 밝혀졌다.

 

이들은 사주 자녀 소유의 현지법인이나 전직 임원 명의의 위장계열사 등을 내세우거나 거래 중간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이익을 분여했으며, 일부 업체는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중계무역을 하면서 비용만 신고하고 자기 매출은 모두 숨기는 등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용역대가로 가상자산을 받으면서 수익을 은닉한 코인개발업체 9명도 이번 역외탈세 조사선상에 올랐다.

 

국세청은 거래관계를 추적하기 어려운 해외 가상자산 특성을 이용해 용역대가 등을 가상자산으로 받고 수익을 은닉한 코인개발업체를 다수 확인했으며, 이번 조사에서는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가상자산을 발행하고 수익을 은닉한 업체와 해외에 기술용역을 제공하고 대가를 가상자산으로 받으면서 매출을 누락한 업체를 포함했다.

 

이들은 매출을 누락에 그치지 않고 해당 가상자산을 판매해 얻은 차익까지 이중으로 은닉했으며, 일부 업체 사주는 가상자산, 역외펀드로만 재산을 축적하고 부동산 등 국내 자산은 매입하지 않는 등 과세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용의주도한 행보도 보였다.

 

◆해외 원정진료로 얻은 수익 은닉…알짜 자산 무상이전한 다국적기업

코로나19 종식 이후 성형회과·피부과 등 국내 병·의원을 찾는 외국인이 다시 증가한 가운데, 동남아시아 등 현지에서 원정진료하고 수익을 은닉한 의사 13명도 이번 역외탈세 세무조사를 받는다.

 

이들은 해외 원정진료를 현지병원 세미나 등으로 가장해 매출의 일부 또는 전부를 누락했으며, 일부는 해외 원정진료 대가를 법정통화 대신 추적이 어려운 가상자산으로 수취한 후 차명계좌를 통해 국내 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해외 현지 브로커에서 환자 유치 수수료를 허위·과다 지급하고 차액을 개인 계좌를 통해 돌려받은 혐의도 추가로 적발됐다.

 

소재·부품업체 가운데선 사주 일가 이익 분여 등의 목적으로 해외현지법인에 법인자금을 유출한 사례도 적발됐다.

 

이들은 자본 잠식된 현지법인에 투자 목적으로 거액을 대여한 후 출자전환으로 채권을 포기하거나 허위 수수료를 지급하는 등 과세당국의 현지확인이 어려운 점을 이용해 법인자금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업체는 해외거래처로부터 받은 수출대금 전체를 사주가 해외에서 가로채, 자녀 해외체류비 등 사적으로 유용한 사례도 적발됐다.

 

국내에서 키운 알짜자산을 국외로 무상 이전한 다국적기업 8명도 국세청의 이번 역외탈세 세무조사망에 올랐다.

 

국세청에 따르면, 일부 다국적기업은 국내 인적자원과 인프라·시장 수요 등을 바탕으로 성장한 국내 자회사의 핵심자산 등을 국외특수관계자에게 매각·이전하면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은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무상 또는 저가로 이전된 핵심자산은 기술·특허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 배포권과 영업권 등의 권리부터 고객정보·노하우까지 포함되고 심지어 국내 사업부 전체를 국외로 옮긴 사례도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국내 자회사 가운데 일부는 국내 제조·판매 기능을 국외관계사에게 대가 없이 이전했고, 부수적으로 발생한 해고비용 등은 모회사로부터 제대로 보전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재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최근 중동정세 불안과 주요국의 고금리 기조 등으로 대외 경제여건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사회적 책임과 납세의무는 외면한 채 경제위기 극복에 사용돼야 할 재원을 반사회적 역외탈세를 통해 국외로 유출한 혐의자가 적발됐다”고 이번 조사 배경을 밝혔다.

 

정 국장은 또한 “이같은 행위는 성실납세로 국가경제와 재정을 지탱해 온 영세납세자와 소상공인에게 큰 박탈감을 주는 행위”라고 지적한 뒤 “역외거래를 이용해 국부를 유출한 역외탈세 혐의자에 대해서는 세법질서 확립 차원에서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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