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4.07.24. (수)

내국세

조세전문가들 "상속세 폐지하고 자본이득세로 대체해 과세해야"

박수영 의원 주최 '상속세, 왜 자본이득세로 가야 하나' 세미나

 

김용민 "세계 최고 수준 상속세율, 일자리·소득 창출 애로요인" 

오문성 "상속세 최고세율 30%로 인하하고, 할증과세 폐지를"

임동원 "부분적 보완 아닌 사업관련 자산 전면적 자본이득세 도입"

박지훈 기재부 과장 "상속세율 20여년간 그대로…상증세 개편안 이달말 세법개정안에 담을 예정"

 

 

 

 

 

정부가 이달 세법개정안에 상속세 개편방안을 담을 계획인 가운데, 현재의 상속세 체계를 큰 틀에서 뜯어고쳐야 한다는 세제 전문가들의 제언이 이어지고 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1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상속세, 왜 자본이득세로 가야 하나’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상속세 체계를 자본이득세 체계로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본이득세란 부모가 재산을 물려줄 때 과세하지 않고, 후대가 자산을 팔아 실제 이익이 발생했을 때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현재 부담이 큰 상속세 대신 상속재산을 처분하는 시점에 세금이 부과되는 자본이득세를 도입해 기업 승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상속세 과세이연 확대, 까다로운 가업상속공제 요건 완화 바람직"

이날 재경부 세제실장을 지낸 김용민 진금융조세연구원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로 기업의 상속이 어려워져 지속적인 일자리 및 소득 창출에 큰 애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상속세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시점“이라고 자본이득세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한양여대 교수)도 “상속세는 궁극적으로는 폐지하고 자본이득세로 대체해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본이득세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가업상속공제도 필요 없다. 상속세는 (자산을) 평가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평가과정에서 불거지는 문제점을 뛰어넘는다. 매우 합리적 제도”라고 힘줘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 상속세제에서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는 문제점은 세율이 너무 높다는 점”이라며 “상속세를 과세하더라도 취득세의 최고세율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논리에 맞으며, 최고세율은 30% 정도가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상속세는 생전에 이미 소득세 등을 부담하고 난 재원(현금) 또는 재원으로 취득한 자산에 대해 매기는 세금인 만큼, 소득세율보다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설명이다.

 

오 회장은 특히 ”우리나라 상속세율이 타국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을 뿐만 아니라 최대주주 할증과세까지 적용되면 60%까지 상승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이러면 현금 동원능력을 뛰어넘을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지분을 팔아 버리면 거버넌스가 훼손된다“며 ”상속세 최고세율을 30% 정도로 인하하고 할증과세는 폐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업의 운영과 직접 관련된 부동산 등과 지분자산은 처분하게 되면 사업의 운영에 지장이 있는 상속재산이므로 처분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한 상속세는 납부해야 하므로 납부할 현금 마련에 어려움이 있다”며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려가 결국 과세이연이라는 방법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까다로운 가업상속공제 요건 특히 업종 제한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기업승계공제’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기업승계 관련 자본이득세 우선 도입"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원활한 기업승계를 위한 자본이득세 도입방안’ 발제를 통해 “현행 상속세 및 가업상속공제의 부분적인 보완이 아니라, 경영권 승계보장을 위해 기업승계(상속, 증여)시 사업 관련 자산에 대한 전면적인 자본이득세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속세를 자본이득세제에 포함시키려면 소득세제 전반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므로, 단기적으로는 기업승계 관련해서만 자본이득세를 우선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승계에 대한 자본이득과세 도입을 통해 기업의 승계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고 대상자산 처분시 사망자와 상속인 모두의 자본이득을 과세하기 때문에 조세형평 측면에서도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OECD 38개국 상속세율, 상속세 없는 나라까지 합치면 13%"

황승연 경희대 명예교수는 “OECD 국가 38개국 중 상속세가 있는 나라, 없는 나라를 다 구분하면 있는 나라 평균은 27%인데 상속세 없는 나라까지 다 포함하면 (상속세율은) 13%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상속세가 있는 국가들도 다양한 공제제도를 갖고 있고, 특히 기업상속일 경우는 상속세를 내는 나라는 없거나 아주 낮다. OECD 38개국 중에서 상속세 걱정이 없는 나라가 23개 국, 이 중 큰 걱정을 안해도 되는 나라는 14개국, 큰 걱정을 해야 하는 유일한 나라는 한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상속세 문제에서 벗어나려고 위장이혼을 하거나, 고액 자산가 순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상속세 과세방식, 담세력 맞지 않는 과세·가업상속공제의 유명무실화 문제"

이수원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우리나라 상속세는 OECD 2번째로 높은 세율에 기업 주식에 대해 전세계에서 유일한 ’최대주주 할증과세‘제도까지 적용되면서 징벌적 세금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현재 경제계가 체감하는 상속세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최대주주 할증과세로 인해 실제 60%에 달하는 최고세율이 기업 주식상속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순화해서 보면 창업1세가 가진 지분 100%가 상속되면 2세는 60%를 세금으로 납부하고 40%가 남고, 남은 40%를 3세가 상속하면 24%를 상속세로 납부하고 16%가 남게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경영권 위협, 일감 몰아주기(사익편취) 유인 및 증권시장 디스카운트, 기업승계 기피 및 경제성장 기반 약화라는 문제를 낳고 있다며 22대 국회에서 전면 개편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최근 기업들은 ESG 경영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중요한 경영요소로 삼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30년전 과거 일부 사례에 매몰된 과잉중복 규제 때문에 기업의 주식 기부를 통한 공익활동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사전규제를 최소화하고 투명성 중심의 사후규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현섭 세무법인 더봄 세무사는 현행 상속세 과세방식은 담세력에 맞지 않는 과세와 가업상속공제의 유명무실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규모 법인의 경우 대표자가 없으면 사업이 운영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이에 따라 재고자산 등을 시가를 처분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이 경우에도 상속개시 시점의 비상장주식 평가액에 따라 과세하기 때문에 실제 처분가치가 과소하더라도 상속세를 환급받지 못해 과세형평을 저해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한 “비상장주식의 담세력을 해결하기 위해 가업상속공제를 만들었지만 정작 실효세율이 높아서 가장 혜택을 볼 수 있는 대기업은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며 “사후공제 관리는 법인의 의사결정에 큰 제약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박지훈 기획재정부 재산세제과장은 “우리나라의 상속세율은 외국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으로 과세표준과 공제액이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20여년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정부는 의견 수렴을 통해 상속·증여세 개편방안을 마련하고 이달말 발표되는 정부 세법개정안에 이를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