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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6.22. (토)

내국세

"'법령 위배' 인용결정, 취소소송 허용" vs "납세자 권리구제 역행"

정선균 교수 "법리 오해에도 불복기회 차단 잘못"

"예외적 상황에 한해 과세관청 제소 허용 바람직"

 

조세심판원의 인용결정이 법령에 위반되는 경우 취소소송을 법원에 제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선균 서강대 교수는 지난 1일 경희대 제1법학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조세법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에서 ‘조세심판원의 인용결정에 대한 과세관청의 불복수단에 대한 연구’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재결의 기속력은 처분청에게 재결의 취지에 따라 행동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실체법적 효력일 뿐 기판력과 같이 재결에 대한 쟁송 제기를 불허하는 취지의 쟁송법적 효력이 아니다. 따라서 조세심판원의 인용결정에 기속력이 인정되는 것과는 별개로 과세관청은 인용결정에 하자가 존재함을 이유로 이를 다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세심판원의 인용결정이 법령에 위반되는 경우 이에 대해서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단심제로 이뤄지는 행정심판의 인용재결에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복의 기회를 차단하는 것은 법치행정의 원칙에 비춰볼 때 타당하지 않으므로 재심사유와 같은 엄격한 사유에 한해 처분청에게 불복의 길을 열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세관청의 조세심판원 인용결정에 대한 불복수단으로는 먼저 재심판청구 도입을 지목했다. 그는 “조세심판원이 고도의 전문성을 고려해 설치된 특별행정심판기관임을 고려할 때, 조세심판관합동회의가 재심을 담당하거나 조세심판원 안에 별도의 재심위원회를 두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재심판청구제도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무제한적으로 재심을 받아주는 것은 신속한 권리구제라는 행정심판의 장점을 퇴색시키는 것이므로 재심판청구를 허용하는 사유를 한정해 나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때 재심사유로는 제척사유와 같은 조세심판관회의의 구성상의 하자, 심판청구기간의 경과와 같은 명백한 법령 위반에 해당하는 경우와 소득세 10억원, 법인세 100억원과 같이 일정한 금액 이상이 인용결정에 의해 취소가 된 경우 등을 예로 들었다. 또한 법률관계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재심판청구를 허용하는 기간을 과세관청이 조세심판원의 인용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이내로 두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재결 기속력 범위를 제한하는 해석을 바탕으로 과세관청이 조세심판원의 인용결정에 대해 행정법원에 행정소송법에 따른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 경우 과세관청에게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원고적격이 인정되는지가 문제가 되는데 분쟁의 사각지대를 없애려고 하는 최근 대법원의 판시에 비춰보면 과세관청의 원고적격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다만 법논리적으로는 행정기관에 불과한 과세관청에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데, 이러한 의문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자치사무인 지방세에 대한 조세심판원의 인용결정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이론적으로 보면, 기관 사이의 법적 분쟁은 내부소송인 기관소송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조세심판원의 인용결정에 대해 과세관청의 제소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해결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세기본법이나 지방세기본법에 예외적인 상황에 한해 조세심판원의 인용결정에 대해 과세관청의 제소를 허용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며 “조세심판원의 인용결정이 ‘명백하게’ 법령에 위반되는 경우나 소득세 10억원 이상, 법인세 100억원 이상과 같이 일정 금액 이상의 과세처분이 조세심판원의 인용결정에 의해 취소가 된 경우에 한해 과세관청에 의한 제소를 허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황인규 교수 "중장기적으로 미국처럼 대체적 조세분쟁 해결절차 도입을"

김상술 세무사 "현재도 재심 요청 가능…신속한 납세자 권리구제 본질에 어긋나"

 

토론자들의 의견은 찬반이 팽팽히 갈렸다.

 

황인규 강남대 교수는 “최근 판례의 입장에 따라 처분청에 당사자적격과 원고적격을 인정하거나, 기관소송을 활용하거나, 재심판청구제도를 도입하되 일정한 기준을 설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전반적으로 공감한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어 “조세심판원의 인용결정 중에 명백히 법령에 위배되는 등 법원에 가서 바로 잡아야 하는 사안이 있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과세관청과 납세자의 주장이 나름의 일리가 있고, 조정과 화해, 협의 등의 방법을 통해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적합한 문제도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경우 국세청 불복심사부에 심사청구를 제기한 다음 납세자와 과세관청간에 합의가 이뤄지면 그에 대해 국세청은 재조사를 할 권리를, 납세자는 불복할 권리를 포기하는 방식의 절차가 마련돼 있다”며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조세불복에서도 대체적 조세분쟁해결절차를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상술 세무사는 부정적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현행 국세기본법에서 해당 심판청구사건에 대한 결정이 다수의 납세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등 국세행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국세청장이 조세심판원장에게 조세심판관합동회의를 요청할 수 있고, ‘중요사실관계의 누락’, ‘명백한 법령해석의 오류 등이 있는 경우’에는 조정과정을 거쳐 조세심판원장이 주심 조세심판관으로 하여금 다시 심리(재심)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며 “국세청의 소(불복) 제기권을 인정할 필요성이 낮다”고 말했다.

 

또한 “행정기관 내부의 지휘·감독체계에 반하며, 무엇보다 납세자에 대한 신속한 권리구제의 본질에 반하고 추가적인 소송비용과 시간의 소요로 오히려 납세자 권리구제에 역행하는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밖에 “수많은 행정심판 중 조세심판에 대해서만 ‘인용’ 결정에 대한 처분청의 소(불복)제기를 인정해야 할 이유가 없고. 인용결정 후 국세청의 불복 여부에 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납세자의 지위가 불안하고, 국세청이 납세자에 비해서 크게 우위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소제기까지 허용할 경우 납세자가 매우 불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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