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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5. (목)

국세공무원 출신 김정호 시인, 10번째 시집 '칼잡이의 전설' 펴내

국세공무원 출신 시인이자 수필가인 김정호 시인이 10번째 시집 ‘칼잡이의 전설’을 펴냈다.

 

2020년 국세청을 퇴직한 후 처음 펴낸 시집으로, 엄격한 직장분위기로 시풍(詩風)에 한계를 가졌던 이전 시집과 달리 날카로운 세태 풍자가 돋보인다. 풍자와 농담, 서정으로 조탁된 64편의 시를 통해 그는 세상과 소통한다. 특히 이번 시집은 지난해 한용운 문학상 시 대상(중견부문) 수상 기념 시집이기도 하다.

 

“네 애비는 40년 칼잡이였다/그 누구도 그 마음을 바꾸지 못했다/날마다 반 토막 난 꿈을 꾸지만/자유를 보장받지 못한 노예가 되기 싫었다/이제, 파도처럼 들리는 울음소리에/ 더는 정을 주지 않아도 된다/그 울음에 꽂히면 찌르면 찌를수록/ 내가 찌른 칼에 스스로 무너지는 법/거문고 줄처럼 팽팽해진 날의 비명으로/마음을 다스리곤 했다// (중략) 싱크홀에 빠진 태양/더는 되새김질할 수 없어도/뚜껑을 덮는 것은 죄악이다/열려 있는 허공이 창백하다” -‘칼잡이의 전설’에서

 

표제시 ‘칼잡이의 전설’은 어떤 공직자보다 엄정하고 청렴성이 요구된 국세공무원인 화자가 어떤 외압에도 흔들림 없이 업무를 처리해 가는 과정에서의 긴장과 강력한 감정을 함축한 시다.

 

시집에는 ‘바지, 핫바지’, ‘기레기 운명하다’, ‘괜찮다. 괜찮아’, ‘신태양의 몰락’, '지역주의', ‘그들이 사는 방식’, ‘평산 가는 길’ 등 풍자시와 함께 사람과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함께 소통하고 같이 살아가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서정시도 다수 실려 있다.

 

김 시인은 2002년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2010년에는 수필 신인상을 받으며 수필가로 등단했다. 시집 △바다를 넣고 잠든다 △추억이 비어 있다 △억새는 파도를 꿈꾼다 △상처 아닌 꽃은 없다 △비토섬 그곳에 △빈집에 우물 하나 △부처를 죽이다 △싱크홀 △핑크라이트와 미셀러니(경수필)인 '딴죽걸이'를 발간했다.

 

대한민국문화예술 시 부문 대상, 한용운 문학상 시 부분 대상(중견 부분), 부산 시협상(우수)을 받았으며, 현재는 신문사 주필과 문예 교육 지도사, 문학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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