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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14. (화)

백화점 수익인식 기준 논란


한국회계학회와 공인회계사회는 지난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관 대회의실에서 백화점 협회의 후원으로 '백화점의 회계방식을 입점업체에서 받는 수수료(순 매출액)만으로 처리하는 대신 매장에서 팔리는 판매액 전체(총 매출액)를 매출액으로 하는 옛 회계기준 방식으로 되돌리자'는 골자의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는 백화점 업계가 올해 개정된 백화점 회계기준에 대해 1년도 안 돼 다시 원상 복구를 요구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

이날 공청회의 주요 쟁점은 재무제표에 공시하는 매출액을 예전처럼 총 판매액 기준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할 경우 백화점에서 팔고 남은 재고를 누가 떠 안느냐는 부분이었다.

주제발표를 맡은 이만우 교수 등은 "일정 요건을 갖췄을 때 재무제표에 공시하는 매출액을 예전처럼 총 판매액 기준으로 표시할 수 있다"며 "재고 처리에 대한 관행을 일부 개선하면 원래대로 돌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회계당국은 여전히 입점업체들을 보호하면서 투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된 기준 안이 다시 복원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윤승준 회계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입점업체들에게 기한을 다 채워 반품하면 결국 재고물량을 입점업체가 떠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강자인 백화점업계의 횡포를 방지하는 목적에서도 백화점에게 수수료만을 매출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번 공청회는 백화점 업계가 줄어든 외형을 다시 환원할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만들어낸 대안으로 평가된다.

이같이 백화점 업계가 자신의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은 이해된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다시 복원하자는 것은 투자자 보호측면과 입점업체에 대한 횡포방지책도 없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채우려는 것이어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P某 회계학자는 "실질적으로 자신의 매출이 아님에도 자신의 매출인양 실적을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새 회계기준을 다시 복원하는 것에 반대했다.

갑작스런 기준 변경으로 인해 백화점 업계의 어려움도 있겠으나 국제기준에 따라 국제적 정합성에 맞추는 과정에서 더 경쟁력을 갖춘다면 얼마든지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주식 투자자 등에게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는 목적과 입점업체에 대한 횡포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현재 기준인 순액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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