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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15. (수)

납세자 빠진 세무사법 공청회


지난 2일 조세연구원 10층 대강당에서는 학계,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 관련 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무사법 개정에 관한 공청회'가 개최됐다. 이날 공청회는 세무사회측의 변호사 등 타 자격사들의 세무사 명칭 사용금지를 법률화하자는 취지에서 열린 것으로, 재경부가 개정 법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조세연구원이 자리를 마련한 것.

특히 세무사 자격 자동자격 부여 폐지는 세무사회가 과거 수십년동안 지속적으로 펼쳐온 숙원사업으로서 타 자격사와의 이해관계로 인해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이날 공청회장은 세무사 등 각 단체 회원들로 발디딜 틈도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우선 세무사회의 자동자격 폐지 이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은 후, 회계사측과 변호사측의 자동자격 부여제도의 존립 이유에 대해 반박하며 나름대로 주장했지만 객석을 압도하는 설득력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이와 함께 재경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중 중립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패널로 참석한 학자들도 약속이나 한듯 "변호사 등 타 자격사에게 시험도 보지 않고 부여하는 세무사자동자격 부여제도는 당연히 폐지돼야 한다"며 세무사회측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또 패널이 세무사회에게 유리한 발언을 할 때마다 소속 회원들의 간간이 환호하는 목소리는 공청회 열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그런데 기자의 눈에 비친 공청회는 당초 각 단체간의 이견을 좁혀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고자 모인 자리가 패널의 말 한마디에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오는 등 선거 유세장화한 듯한 것은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가지 궁금한 것은 세무대리업무의 혜택을 보는 일반국민들이 전혀 참석하지 않고 관련 이익단체 회원들로만 채워진 공청회가 과연 얼마나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관련 이익단체만이 최대 현안 이슈라며 회원 등을 공청회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 서로간에 힘 겨루기를 하는 모습에서 '결국 단체간 밥그릇 싸움양상으로 비쳐지기 십상이었다.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는 "법 개정은 근본적으로 납세자들에게 손해를 보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법안 개정에 따른 중요 고려 상황을 지적하기도 했다.

어쨌든 이런 공청회가 세무사 등 3개 단체가 처음으로 서로간에 의견을 좁히면서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자는 취지에서 열린 만큼 신뢰와 아량을 바탕으로 적정한 해결방안이 도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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