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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9. (월)

김빠진 사무관 승진임명장

사람은 누구나 선택을 하고 결정한다. 선택과 결정은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한치 앞의 미래를 알 수 없는게 인간인만큼 사람은 눈 앞의 선택에 대해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결승까지 올라 우승한 대한민국의 야구는 그러한 수많은 선택의 과정과 그에 따른 결과 그리고 그 감격까지 맛보게 한 최고의 작품이었다고 본다. 선수로서는 어디로 던질까? 언제 무슨 공을 칠까? 매번 선택의 기로에 섰었고, 감독으로서는 어느 곳에 선수를 배치하며 타순은 어떻게 정할지, 언제 선수를 교체할지 끊임없이 선택의 고민과 싸웠을 것이다.

 

사람은 선택 앞에서 주저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적당한 용기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용기는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에서 나온다고 본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용기는 빠르고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서론이 길어졌지만 행정책임자도 그러해야 한다고 본다. 정책에 대해 책임을 지고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는 것은 판단력이다. 그런 명석함이 행정 집행자들에게 필요하다. 그러나 여기에도 또 조건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자료 수집을 근거로 액션을 취하는 절묘한 타이밍이 필요하다. 야구에서처럼 교체에 대한 적절한 타이밍이 필요한 것이다.

 

그 타이밍은 주변상황 변화를 살피는 일에서 시작된다. 조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은 그 타이밍을 잃어버린 것과 같다.

 

최근 국세청 사무관 승진자 임명장 수여와 관련해 이런 타이밍을 잃어버리지 않나 싶다. 사무관 임관이 승진후 무려 11개월간 미뤄졌던 것이다. 사무관 임관을 목빠지게 기다리던 당사자들에게 그 11개월간은 기약없는 기다림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

 

행안부의 인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에 대한 국세청 직원들의 전화 문의가 많이 왔었다고 하고, 국세청 인사 담당자들도 계속 찾아와 인사에 대해 논의하고 갔었다고 한다. 사무관 임관 등 인사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들이 무던히도 애썼다고 한다.

 

그러나 적절한 타이밍을 잡지 못하면 그 결과는 많은 이들을 힘들게 한다. 적절한 시기에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스포츠만이 아니라 공직사회에서 더더욱 절실히 체감하기 마련이다.

 

이번에 뒤늦게 임관된 사무관들은 "그나마 무사히 사무관에 임용된 것도 감사한 일"이라며 "그동안 애태웠던 심정은 모두 잊게 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은 왜 이러한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며, 앞으로는 직원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적시인사를 위해 더욱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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