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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6.04. (화)

내국세

[稅心民心]나는 네가 작년 소득세신고 때 일을 알고있다?

"나는 네가 지난해 소득세 신고 때 한 일을 알고 있다."

 

이는 영화에서나 나오는 괴담이 아니라, 5월 본격적인 소득세확정신고를 맞아 '지난해 벌어진 일을 생각하면 과연 금년에는 조용히 지나가려는지 걱정된다'는 세무서 직원들의 우려를 대변한 말이다.

 

작년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면 정말 긴장이 된다는 일선 직원들은 금년에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헛웃음밖에 안나온다는 것. 특히 서울 시내 중심가가 아닌 외곽으로 가면 납세자들의 불만 표현이 더욱 강해, 이들 세무서는 금년에는 과연 조용히 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작년에 있었던 한 예를 들자면, 어떤 납세자는 자신의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자 서장실에 다짜고자 들어와서는 서장에게 주먹을 뻗으면서 "네가 서장이면 다야!"라고 하며 시비를 건 경우도 있었다고. 아무리 좋게 말하려고 해도 도무지 진정이 되지 않자, 서장이 더 이상 안되겠다고 생각하고는 "더 이상 심하게 하면 공무집행 방해가 된다"고 하자, 그 납세자는 "해볼려면 해 봐라"라며 더 버티더라는 것. 결국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곳에 온 경찰도 납세자를 엄격하게 다루기 보다는 "사장님 이러시면 안됩니다"라며 말리는 수준에 그쳐 황당. 이것을 본 현장 직원들은 세무서나 경찰서나 예전같지 않다는 반응.

 

직원들은 세무서장실 문은 동네북이라며 불만인 납세자들이 찾아와서 문을 발로 차는 것은 예삿일이 된지 오래. 심지어는 서장실에 들어온 납세자들을 과에 가서 얘기하자고 직원들이 팔을 잡으면 그 팔을 깨물기도 하는 등 세무서의 수난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전언.

 

이외에도 점을 치는 여자 점술가가 "두고보자"며 무려 3개월동안 직원을 괴롭혔던 일, 한 납세자는 아예 신발을 벗어 신발로 책상을 치면서 책상에 드러누웠던 일 등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쓴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일들이 다반사.

 

소득세확정신고는 대상자들이 많아서 전화가 빗발치는 것도 일반 풍경. 너무 상담 전화가 많다보니, 소득세 직원들은 전자신고교실에서 대기하고 있고 전화는 다른 과 직원들이 맡게 되는 것이 일반적. 그러나 업무를 마비시킬 정도로 전화가 오다보니 어떤 직원의 경우엔 전화기를 슬쩍 내려놓는 경우도 발견. 이를 위해 서장이 불시에 전화를 걸어 왜 전화를 받지 않는지 확인을 해 보는 등 직원과 관리자간의 숨박꼭질이 벌어지는 것도 소득세 신고의 작은 모습.
세무서 직원들은 이런 일은 일선 세무서에서는 비일비재하기에 고생 축에 들지도 않는다면서 늘 감수하고 가야 하는 일이라고 볼멘 소리.

 

한편 이번 소득세과에는 신임 과장들의 부임이 많은데, 이들은 발령 후 첫 신고 기간이라서 긴장의 깊이가 더 깊다고한다. 이들은 신고 받는 게 처음인만큼 열심히 해 보겠다는 다짐과 함께 어떤 '뜻밖의 일'이 일어 날 지 몰라 조심 또 조심을 입에 담고 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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