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만 교수 "복잡한 과세체계에도 전문가 사전검증 없어" 지방세 세무조사 추징액·조세불복, 취득세 압도적 비중 차지 30억 이상 원시·간주취득→10억 이상→전체로 단계적 시행 연간 27조5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취득세가 전문가의 사전 검증 없이 신고·납부되는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복잡한 과세표준 규정에도 불구하고 검증절차가 미비해 지방세 세무조사·불복이 취득세에 집중되는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도‘를 도입해 세무전문가의 검증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성만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한국세무학회장)는 13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지방재정 확충 및 지방세정 선진화를 위한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 도입 정책토론회’에서 현행 취득세 신고구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취득세는 지방세 최대 세목이다. 연간 27조5천억원 규모지만, 국세와 달리 전문가 검증이 전무한 실정이다. 윤성만 교수는 “연간 27조5천억원 규모의 취득세에 전문가 검증이 전무한 것은 선진국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구조적 결함”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부동산 취득세의 경우 세법 전문가가 아닌 등기전문가인 법무사가 취득세 신고·납부를 대행하는 관행이 고착화돼 있다. 이는 세무사법 제2조 위반 소지의 법적 회색지대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3년 과세표준이 전면 개편되면서 판단항목이 종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점이 문제로 지목됐다. 복잡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으나, 신고시스템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추징·가산세로 인한 납세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방세 세무조사 추징액 73%, 과세전적부심 95.2%가 취득세에 몰려 취득세의 구조적 결함은 데이터로 증명된다. 세무조사, 불복, 행정소송 모든 지표가 취득세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2011~2014년 기준 지방세 세무조사 추징액 중 73.32%가 취득세에 집중돼 있다. 특히 모든 지방세 불복단계에서 취득세가 85~95% 비중을 차지한다. 사전 권리구제 단계인 과세전적부심사에서 2024년 과세전적부심 중 취득세 비중은 95.2%에 달한다. 행정소송 패소율 역시 32.3%로 전체 지방세 평균(14.1%)을 2배 이상 웃돈다. 서울시 감사위 조사 결과, 지방세 공무원 132명 중 81%가 취득세 업무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억원 이상 원시·간주취득부터 단계적 시행 윤 교수는 해결책으로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개인) 도입 및 외부조정(법인) 의무화를 제안했다. 사후 세무조사·불복이 아닌, 사전 전문가 검증으로 문제를 원천해결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원시·간주취득 30억원+α △취득 10억원+α, △전체 취득유형으로 단계적 시행을 제안했다. 원시취득(신축·증축)과 간주취득(지목변경)은 단순 매매와 달리 과세표준 구성이 매우 까다로워 전문가의 세심한 검토가 필수적인 영역이다. 이는 과세관청 입장에서도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서 사전검토, 취득당시가액 적정성 확인, 세무조사 효율 극대화, 불필요한 마찰 감소, 안정적 지방세수 확보를 꾀할 수 있다. 그는 “독일, 영국, 일본, 미국 등 해외 주요국은 부동산 취득세 전문가가 관여하고 있는 구조다. 반면 한국은 자기신고 방식이면서 전문가 관여 장치가 없는 유일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세액공제 ‘당근’과 가산세 ‘채찍’ 병행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인센티브와 제재방안도 제시했다. 성실신고확인제도에 참여한 납세자에게는 5% 세액공제(개인 120만원, 법인 150만원 한도)를 제공해 비용부담을 덜어준다. 반면 미이행·미제출시에는 취득세 산출세액의 5%를 가산세로 부과하는 방식이다. 또한 부실·허위 확인한 세무대리인에는 엄격한 징계규정을 신설해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성실신고확인제도가 도입되면 연간 2천~3천억원의 지방세수 확충과 행정비용 절감이 동시에 달성 가능할 것”이라며 “지금이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도를 도입할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복잡한 원시단계부터 단계적 도입…인센티브 병행돼야 발표자들은 취득세 신고 정확성을 높이고 지방세 분쟁을 줄이기 위해 성실신고확인제도 도입 필요성에 공감했다. 취득세가 지방세 불복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세무전문가의 사전검증이 납세자 보호와 행정효율화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견해다. 임상수 조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30억원 기준을 부동산에만 한정할 건지, 취득 유형은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정교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납세협력비용 증가를 상쇄할 수 있도록 세액공제와 같은 인센티브 구조를 구체화하고, 단계적 적용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도 제도를 단일 수단으로 보기보다는 다양한 제도 개선방안과 병행해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조형태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한국납세자연합회 사무총장) 역시 단계적 도입에 힘을 실었다. 조 교수는 “초기 도입 단계에서는 일정 유형 및 규모 이상의 거래(예: 50억원 이상 원시취득)로 한정하는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세무전문가의 확인을 받은 신고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사후 리스크를 완화해 주는 방향(에: 가산세 경감 또는 세무조사 제외)과 세액공제 적용을 병행해 납세자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특히 “법무사와 세무전문가 간 역할 충돌 가능성에 대한 제도적 조정이 필요하다”며 “등기는 법무사, 과세표준 산정은 세무사 등 세무전문가라는 원칙을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제도 설계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유상승계취득보다 사각지대인 원시취득에 초점 둬야 윤현준 한국지방세연구원 전문위원은 취득유형별 선택적·단계적 접근전략을 주문했다. 유상승계취득은 부동산거래신고제도, 공시가격제도 등 신고가액의 적정성을 검증할 제도적 장치가 이미 갖춰져 있어 추가적인 성실신고확인의무를 부여시 조세저항만 커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원시취득은 납세자의 신고가액의 적정성을 담보할 만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고, 개인의 신고성실도가 법인보다 낮다. 단독주택의 경우 공동주택보다 불성실신고 비중이 높다. 기존 제도와의 역할 분담도 과제로 꼽았다. 윤 전문위원은 납세자보호관 제도 문제점을 개선해 활용하되, 고도의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취득세 신고에 대해서는 성실신고확인제도를 대체수단으로 활용하는 이원화 전략을 제안했다. 장보원 세무사(세무학 박사)는 취득세가 사실상 지방세 조세분쟁의 ‘블랙홀’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2024년 지방세 과세전적부심 전체 접수 2천516건 중 2천394건이 취득세에 집중됐다”며 “그만큼 법적 쟁점이 복잡하고 해석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장 세무사는 ”신고대행료 5만~10만원의 등기업무 부수 서비스로 전락한 현 구조에서는 부실신고로 인한 가산세 추징 등 모든 책임과 비용이 납세자에게 돌아간다”며 “정작 신고를 수행하는 주체에게는 세법상 아무런 책임도 묻지 못하는 불합리한 세무행정이 지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도의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과세표준 산정이 고도로 복잡한 원시취득(신축 증축) 및 간주취득(지목변경)의 경우, 전문가의 사전 검증 없이는 신고의 정합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민수 박사(대구광역시청 세정담당관실)는 취득세 성실신고확인제도가 도입되고 지방세 검증제도로 안착되면, 지방재정 확충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김 박사는 “취득세는 지방세 다른 세목에 비해 세액규모가 크고, 불복단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성실신고확인제를 통해 사전에 검증할 수 있다면 납세자의 가산세 부담을 줄이고, 행정력 낭비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감했다. 또한 도입 범위를 원시취득 중 신·증축과 지목번경에 대한 간주취득 뿐만 아니라 차량 등 구조변경을 제외한 간주취득(개수, 과점주주)을 포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익현 행정안전부 지방세정책과 팀장은 “취득세는 지방세 고유 영역 중 전문가의 조력이 가장 필요한 세목”이라며 “납세자의 부담 증가 여부와 직역간의 갈등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입 여부를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